지난 2월, 일본 교토시가 일본에서는 최초로 '빈집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토시는 '빈집세'조례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며 조례안이 통과되면 2026년부터 교토 내 빈 집 1만 5천 채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빈집세를 부과하면 빈집을 방치하지 않고 임대로 돌리거나 매각하는 사람들이 늘어 빈집이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본의 빈집 문제는 세금을 도입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으며 지자체들은 빈집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와중 최근 지자체들 사이에서 빈집 문제를 '종활(終活)'과 연계하여 해결하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잡지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패션 잡지를 예상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고령 여성 대상의 잡지가 일본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다. 게다가 그 잡지는 서점에서는 판매하지 않으며 정기구독으로만 받아 볼 수 있다. 일본의 하루메쿠 (halmek)는 50세 이상의 고령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잡지이다. 평균 독자 연령은 65세, 매월 발행되는 하루메쿠의 연간 구독료는 6,960엔이다. 일본 ABC 협회에 의하면 하루메쿠는 2022년 상반기 (1월~6월) 44.2만 부를 판매, 코믹지를 제외한 잡지 전체 중 판매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 일본 사회의 '디지털화 지연'이라는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문제는 확진자 수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 전산화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건소는 코로나 환자에 관한 정보를 의료기관으로부터 팩스로 전달받고 보건소가 이를 다시 시스템상에 입력하는 답답한 프로세스로 인해 확진자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늦은 디지털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인식한 일본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디지털을 도입하고자 하는 분야 중 하나는 지속적으로 늘어
"회사에서 퇴직하고 혼자 살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나날이지만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가 적어 셰어하우스에의 입주를 생각하고 있습니다"일본의 한 고령자의 고민이다. 1인 고령가구가 증가하면서 일본 내 고령자를 위한 셰어 하우스가 증가하고 있다. 도쿄 내 한 셰어하우스를 잠시 방문해 보자. "간식 같이 먹을래?"도쿄도 스기나미구 (杉並区)에 위치한 고령자 전용 셰어 하우스인 '와라쿠스기나미 (和楽杉並)'의 공용 거실에서 거주 남성이 다른 입주자들에게 말을 걸자 담소가 시작됐다. 때로는 함께 저녁을 먹거나 술을 마시며 영화를 본다. '서로의
최근 몇 주간 일본의 방송과 신문에서는 저출산 대책 뉴스가 연일 소개되고 있다. 뉴스를 보면 중간 중간에 '차원이 다른 (次元の異なる) 대책'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기존에 시행하던 뻔한 정책에서 벗어나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겠다는 일본 정부의 절실함이 느껴진다. 1월 23일 기시다 총리가 2023년 시정방침 연설에서 저출산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 출생 건수가 80만명 밑으로 떨어졌으며 "일본은 앞으로 사회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운명의 갈림길에 놓인 상황"이며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차원이 다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떠오르는 문제 중 하나는 치매 환자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다. 치매는 기억이나 사고와 같은 인지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것으로 일상 생활에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발병 후 서서히 악화되지만 현재로서 완치 가능한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2030년경에는 65세 이상 고령자 5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에는 한창 일할 나이인 65세 미만에 발병하는 젊은 치매 환자의 증가도 우려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의 경험을 활용하여 치매 환자의 생활의 질을 높
일본경제신문 (닛케이)에 지난 11월에서 12월에 걸쳐 흥미로운 기획 기사가 실렸다. 라는 시리즈의 기사는 경제, 사회, 군사 등의 기반이 되는 인구와 인구를 지탱하는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다고 전하며, 인구 감소에 위기감을 느끼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에 관하여 취재했다. 시리즈 중의 한 기사에서는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 관해 분석했다. 한국은 1명의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9명으
일본에서 꽤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이라는 제목의 일본 드라마가 있다. 능력이 뛰어난 파견사원의 활약상에 관한 스토리로 드라마를 보다보면 파견사원 제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게 된다. 파견사원이란 파견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일정 기간 다른 회사로 파견되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제도이다. 1992년 거품 경제가 붕괴되며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게 되자 많은 기업이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인 파견근무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는 정직원과 차별된 대우를 받는 파견직의 모습 등 파견사원제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등장하는 과제 중 하나인 '지방 소멸 위기'는 한국에서도 최근 높은 관심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와 지방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의 현황과 새로운 시도를 참고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일본의 지자체들이 힘을 쏟는 일 중 하나는 도시의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방 도시로 젊은이들의 이주를 촉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지역 내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의 관광 자원이 풍부하게 개발되어 방문 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이 떠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는 바로 '빈집 문제'이다. 일본 내 빈집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총무성의 주택 및 토지 통계 조사에 의하면 2018년, 전국의 빈 집은 849만호로 30년간 2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주택 중에서 빈 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13.6%이지만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향후 빈집 관련 대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2038년 빈집 수는 2254만채로 증가하고, 그 비중은 31%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즉, 일본내 집의 3분의 1이 빈집이 되며 다시 말해, 우리 옆의 두 집 중 한 곳
집 근처 500미터 이내에 슈퍼마켓 혹은 편의점이 없어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과 일용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쇼핑약자'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용어이지만 일본에서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로 고령화 사회의 진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지방 도시 내 젊은 인구가 감소하면서 소매업체들은 중소규모의 점포는 정리하고 대형 점포의 운영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운전을 하지 않거나 면허를 반납한 고령자들은 생활용품 구입이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대중교통의 배차 간격 또한 줄어들어 불편함은 커져만 간
최근 일본의 식품회사들이 치매 예방 및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인지기능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치매 고령자는 2025년 700만명에 이를 전망으로 이는65세 이상 고령자 5명 중 1명 꼴이다. 치매 발병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MIC, mild cognitive impairment)’는 40대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고령자의 간병을 담당하면서40대부터 치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즉, 인지기능은 초고령화 사회를 대표하는
최근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여 더욱 액티브한 생활을 실천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e스포츠에 몰두하는 시니어, 스마트폰 앱을 업무에 활용하는 시니어, 스마트 기기로 신체 기능을 보조하는 시니어어 등. 인생의 선택지를 넓히고자 적극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시니어'가 등장하고 있다. 고베시에 2020년 7월, 일본 최초의 시니어 전용 e 스포츠 시설인 ISR e-Sports가 선보였다. 회원은 모두 60세 이상으로 문을 연지 2년만에 등록 회원이 150명으로 늘었다. 6개 좌석이 매일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이다. 이 곳
일본의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가구 중 29%인 약 737만 가구가 혼자 살고 있다. 2000년까지는 고령 1인 가구의 비중이 10%대였지만 부모 세대와 동거하는 자녀 세대가 감소하면서 혼자 사는 고령자의 비중이 늘고 있다. 혼자 사는 고령인구가 늘면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떠오른다. 1인 가구가 느끼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그리고 1인 가구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이다. 특히 지진을 포함한 자연 재해가 많은 일본에서는 재해 발생시 1인 고령 가구의 신변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호(介護)란 간병과 수발 등을 위해 고령자를 곁에서 돌보는 일을 총칭하는 일본어이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필시 직면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 중 하나는 개호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신체가 쇠약하게 되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게 된다.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1인 고령가구 또한 증가함에 따라 일본 정부는 개호를 사회 전체에서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0년 개호보험제도를 신설했다. 개호를 개개인이 책임지는 것을 넘어 국가가 나서서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호보험제도가 일본에서 신설된지 약 20년이 지
65세 이상 인구가 약 3700만 명에 달하며 고령화 비율이 28.4%를 기록하는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된 일본에서는 최근 고령자에 의해 발생한 교통 사고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021년 기준, 75세 이상의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사고는 346건으로 전체 사망사고의 약 15%를 차지하며, 핸들 조작의 실수, 브레이크와 액셀을 혼동해 일어난 사고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나이가 들어 운동 신경이 둔화되면 자진적으로 면허를 반납하고 운전을 그만두자는 캠페인이 행해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찰청에 의하면 2019년 면허를
1인 가구의 증가는 세계적인 트렌드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2030년, 전 세계의 1인 가구 수는 2018년 대비3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 국가들의 1인 가구 비율은 벌써 30~40%에 달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부부와 아이로 구성된 핵가족의 2배 수에 달하는 가구가 1인 가구이다. 대가족이 많은 아시아에서도 2040년에는 5명 중 1명이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중국은 2020년대 전반부터 총인구의 감소가 시작되었다. 가족을 만드는 것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싫어 도시에서 혼자 살기로
최근 일본에서는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가75세에 도달하는 2025년부터 간병에 대한 니즈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위 ‘2025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리서치회사인 후지 경제에 의하면 간병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0년에 1조 944억엔 (약 11조원)으로 2020년에 비해 40% 가깝게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간병 시설이나 현장에서의 일손 부족이 커다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디지털 기술이나 로봇을 활용하여 간병 현장의 업무 효율화를 높이려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
'2025년 문제'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단카이 세대800만명이 75세에 도달하는 해가 2025년이다. 2025년이 되면 의료 및 간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복지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일찍부터 일본의 언론과 학계는 이를 ‘2025년 문제’라 부르며 경종을 울렸다. 이제 2025년까지 3년이 남았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문제점은 의료 및 간병 시설의 부족이다. 병상 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간병 수요는 높아지는 한편 간병 종사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생노동성에
"치매가 걸려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사회와 연결되고 싶다"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이를 실현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오늘은 치매 환자가 사회와 연결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본의 한 비영리단체 (NPO)를 소개하고자 한다. 2012년 설립된 일본의 데이즈 비엘지 (DAYS BLG!)는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사회와 단절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꿈꾸며 설립되었다. 대표인 마에다(前田)씨는 데이즈 비엘지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치매에 걸리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이 진행되거나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