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이상 없다(Im Westen Nichts Neues)는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가 1928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한국에서는 ‘빼빼로데이’로 널리 알려져 있는 11월 11일에 끝났던 제1차세계대전(1914~1918년)을 배경으로 하였다. 11월 11일에 우리는 대개 요란하게 과자를 씹으며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2022년)」이 전쟁이 끝난 11월 11일을 계기로 나오면서 참혹한 전쟁의 모습을 상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원작 소설책만 출판 당시 4
장르만 로맨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가 한창 공포와 불안에 빠졌던 2021년에 개봉한 영화다. 김현(류승룡)은 대학교 교수이지만 인세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잘 나가는 작가다. 다만 마지막 베스트셀러를 쓴 이후 7년 동안 신간을 못내고 있다. 7년의 공백을 극복한 김작가의 재기는 유진(무진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유진은 김작가가 교수로 있는 대학교의 학생이자 김작가의 옛동료 남진(오정세)의 동성 남자친구이었기도 하다. 김작가를 안 이후에 유진은 남진과 헤어졌다. 유진은 김작가에게 동성애적 사랑을 표현하지만, 동시에, 김작가의
1인 가구가 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청년의 경우 대체로 취업이나 학교 때문에, 중장년의 경우에는 이혼이나 직장 이동, 노인의 경우에는 사별이 주요인이 되곤 한다. 가족과 함께 살다가 학교 혹은 직장 때문에 1인 가구가 되는 청년들이 있다. 안하던 살림도 해야 하고 혼자 살아야 하는 외로움에 힘들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가족과 살 때 못해보던 자유로운(?) 연애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식구들 눈치 안보고 연애 상대를 집에 부를 수도 있고 귀가에 대한 부담 없이 밖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원나잇
영화 다키스트 아워(Darest Hour(2017)는 제이차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수세에 몰렸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더 이상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의 대배우 게리 올드먼(Gary Oldman)이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역을 맡았다.말 그대로 '가장 어두운 시간, 가장 희망이 없는 때'에 영국 국왕 조지6세는 처칠을 전시내각 수상으로 임명한다. 1938년 폴란드를 침공함으로써 전쟁을 시작한 독일은 1940년에는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를 연거푸 점령하면서 동맹국 영국을 궁지로 내몬다. 도버 해협을 사이
영화 「10개월의 미래」가 한국사회에 질문을 던졌다. ‘비혼출산’이라는 주제를 갖고서 말이다. 한국의 비혼출산율은 2018년 현재 2.2명이다. 부모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그 해에 태어난 아이 100명 중 2명 정도 된다는 의미다. 동거 부모이거나 여성 혼자 출산하는 경우일 것이다. 비혼출산이 한국사회에서 금기(禁忌)임을 보여주는 자료다. 이제는 앞에서 대놓고 손가락질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비혼출산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런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비혼출산율은 40.7명이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2010)」는 말을 더듬었던 영국의 왕 조지 6세의 이야기다. 조지 6세는 금년에 즉위 70주년을 맞는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다. 어렸을 때부터 말을 더듬었던 조지 6세가 독일 나찌와 전쟁을 시작하게 된 영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설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다. ‘말더듬이왕’이 어떻게 그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위기에 처한 영국을 구하는 시작을 만들 수 있었을까?조지 6세의 왕자 시절 이름은 알버트(Albert)이다. 말도 유창하게
영화 「뮌헨 - 전쟁의 문턱에서(Munich - The Edge of War)(2021)」이 있다. 2017년 로버트 해리스(Robert Harris)의 베스트셀러 소설 ‘뮌헨(Munich)’을 원작으로 하였다. 배경은 1938년 9월 29일과 30일에 걸쳐 있었던 독일 나찌 정권 총통 히틀러(Adolf Hitler)와 영국 수상 네빌 체임벌린(Neville Chamberlain) 간 협상이다. 협상 장소 독일 뮌헨(München)에서 영화 제목이 나왔다.체코의 영토였지만 독일어권이었던 주데텐 지역(Sudetenland)을 히틀러의
영화 「원데이(One Day. 2011)」는 참 아름다운 영화다. 음악이 아름답고 영화의 배경인 스콧틀랜드 에딘버러(Edinburgh)도 아름답다. 여기에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닌 엠마의 삶이 나온다. 현재 나와 공간을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을 내 인생의 파트너로 가슴 속에 품고 사는 모습도 있다. 엠마를 중심으로 다양한 삶의 모습이 펼쳐진다.엠마(Anne Hathaway)와 덱스터(Jim Sturgess)가 갖는 세상에서의 만남은 1988년 7월 15일에 시작하여 2006년 7월 15일에 끝이 난다. 첫 만남은 대학교를 졸업하는 날에
「맛있는 영화(2021)」에는 ‘진짜’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 쌀국수, 떡볶이, 라면이다. 나는 태어나서 자라고 잠시 공부를 위하여 이 땅을 떠날 때까지 떡볶이를 가장 좋아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너무 이른 아침에 등굣길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입맛을 잃은 친구들은 그냥 아침밥을 굶고 학교에 왔다. 그러나 내 엄마는 아침에 늘 떡볶이를 해주셨다. 그러면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꼭 먹고 집을 나왔다. 아들 아침을 굶기기 위한 엄마의 전략이 주효했다. 독일에 유학을 가서는 마땅히 거창하게(?) 한국음식을 해먹을 여건이나 재주가 안돼서 라면을
1인 가구 지원정책 관련 논의를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혼자 산다고 특별히 무슨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는가? 서울시의 경우 「1인 가구 지원 조례」까지 만들긴 했는데, 2인가 구나 3인 가구, 4인 가구 등 다른 가구 형태는 왜 정책적 지원 대상이 되지 않는가?”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는 다음과 같은 의미에서 당분간 정책적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부모가족이 부모가족에 비해 갖는 특수한 상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듯이, 혼자 살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이런 문
통계로 볼 때 1인 가구 증가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아직도 혼자 사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대하지 못한다.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을 바라보는 음흉한(?) 시선이 있다. 젊은 남자가 혼자 살면 뭔가 모자라서 그런 듯 수군거린다. 혼자 사는 중장년은 이혼과 동일시된다. 혼자 사는 노인은 싱글이 아닌 ‘독거노인’이며 빈곤과 고독, 외로움의 대명사이다. 숫자로는 분명히 대세가 되었지만 생활 속에서는 아직도 대하기가 자연스럽지 않은 1인 가구의 모습이 있다. 그러다 보니 1인 가구, 싱글 당사자도 이런 주변의 태도에 어
「거인(2014)」은 이른바 ‘보호종료아동’ 영화이다. 최근 정부는 지원 대책(관계부처합동(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 2021년 7월 13일)을 발표하면서 ‘보호종료아동 → 자립준비청년’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2021년에 나온 영화 「아이」가 보호기간이 종료된 청년의 영화라면 「거인」은 보호기간 종료를 앞둔 청소년(아동)의 영화다. 혼자 살기를 앞두고 혼자 살기를 두려워하는 청년 예비 1인 가구 이야기다. 영재(최우식)는 지금 살고 있는 공동생활가정에서 어떻게 해서든 더 머물러 있고 싶다. 대학교도 신부 예비과정으로
「아이(2021년)」는 출생신고도 안된 생후 6개월 아이 혁이를 중심으로 세 여성이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영화다. 보육원 출신 ‘고아’이면서 보육을 전공하는 대학생 아영(김향기)이 있다. 아들 혁이와 먹고살기 위하여 유흥업소에 나가는 미혼모 영채(류현경)가 있다. 영채가 나가는 업소 사장 미자(염혜란)는 무심한 척하면서도 영채를 진심으로 도와주는 후원자다. 영채가 밤에 일을 나간 사이에 아영은 혁이를 돌보는 알바를 시작한다. 혁이의 불법 입양과 그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하나가 된 세 여성은 혁이를 함께 키우는 ‘사회적 가족’으로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상을 받았다. 그리고 ‘K-할머니 찬송가’가 울려 퍼진다. 그런데 윤배우 본인은 ‘K-할머니 찬송가’를 어떻게 생각할까? 본인이 아니라서 당연히 모른다. 그런데 왠지 “너희들 왜 그러니?”라고 코웃음을 치는 윤배우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8)」을 보면 자식사랑으로 애틋해지는 엄마의 마음이 보인다. 「고령화가족(2013)」은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당연시하는 이른바 ‘정상가족’의 엄마는 아니다. 「고령화가족」의 엄마 윤배우를 만약 현실에서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는 영국 사회보장제도를 소재로 2016년 나온 영화다. 같은 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육십이 다 된 나이에 아내와 직업을 모두 잃은 대신 심장병을 얻은 다니엘 블레이크(데이브 존스, Dave Johns)가 영국 사회보장제도의 정글 속에서 결국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죽어간 이야기다. 영국 영화인데, 한국사회의 모습이 보인다. 영화는 처음부터 규정에 사람의 상황을 구겨 넣는 고용센터(Jobcenter)의 노동능력테스트(work capability assess
「탐정 리턴즈」는 2015년에 나온 「탐정: 더 비기닝」의 후속작이다. 2018년 개봉하여 3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았다. 한 마디로 재미있는 영화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던 만화방을 처분한 강대만(권상우)과 전설의 형사이지만 경찰 조직에서 밀려난 노태수(성동일) 두 사람이 엮어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영화가 사회복지 현장의 오래된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마냥 재미로만 볼 수는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결국 웃자고 한 이야기를 죽자고 달려드는 무리수를 둬보겠다.보육원 출신 김재민(오희준)의 실종 사건이 영
「더 테이블」은 2017년 개봉한 독립영화다. 개봉관에서 영화를 찾은 관객 수가 10만 명을 약간 넘었다고 한다. 출연배우들의 면모가 우선 짱짱하다. 이들이 테이블에서 내뱉는 이야기들이 그냥 지나치기에 심상치 않다. 어느 날 하루, 한 카페의 창가 테이블에서 두 명의 사람들이 나눈 네 번의 이야기가 영화를 구성한다. 유명배우 유진(정유미)과 유진의 옛 남자친구 창석(정준원), 사귐을 막 시작하는 경진(정은채)과 민호(전성우), 결혼사기를 위해 만난 은희(한예리)와 숙희(김혜옥), 결혼을 앞둔 혜경(임수정)과 혜경의 현재진행형 남자친
최근 우주활극 영화 「승리호」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넥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영화이어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구적 차원에서 영화의 흥행 요소를 영화 전문가가 아닌 필자 입장에서 언급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 사람 시각에서 「승리호」가 사랑받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았다.먼저 「승리호」는 우리들이 영어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준다. 「승리호」 시대 사람들은 각자 자기 나라말을 맛갈나게 한다. 지구위성 궤도에 만든 인류의 새로운 낙원 UTS(Utopia Above the
「나의 PS파트너」는 2012년 말 개봉하여 200만 명 가까운 관객이 찾은 영화다. 같은 해 세상에 나온 「건축학개론」은 약 400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나의 PS파트너」는 19금 성인영화로 특히 여배우의 노출 수준을 둘러싸고 대중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던 반면, 「건축학개론」은 청순한 첫사랑 이야기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데 19금연애의 질펀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던 「나의 PS파트너」는 오히려 남녀의 산뜻한 연애 이야기를 그려냈다.반면 「건축학개론」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가부장적 구조를 첫사랑의 이야기
2018년 개봉한 「버닝(Burning)」은 말 그대로 ‘태우는’ 영화다. 청년이 청년을 태운다. 벤(스티븐 연)이 해미(전종서)를 태운 듯 하고, 종수(유아인)가 벤을 죽인 후 태운다. 벤은 ‘금수저’를 입에 물고 세상에 나온 청년이다. 해미와 종서는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청년이다.서울 강남 고급 빌라에 사는 벤은 ‘그냥 이것저것 하는,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의 구분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그래서 결국 노는’ 금수저 청년이다. 부모 돈으로 최신형 포르쉐 몰고 고급 레스토랑 다니며 인생을 그냥 즐긴다. 그런 자신은 DNA(유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