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기는 월드컵 경기의 고충 같은 것들이 있다.1. 술집 자리를 예약하기 쉽지 않다. 스포츠 펍조차도 1인석의 비중은 아무래도 적고, 2~4명이 앉는 테이블을 혼자 차지하고 있기도 송구한 날이기에. 2. 혼자서도 거리 응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다만 화장실 갈 생각은 꿈도 못 꾼다. 짐도 자리도 없어지는 것을 각오하고 아예 '화장실 편도' 여정을 감행하거나, 아니면 화장실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 주변의 무리들과 친분을 쌓아두는 방법 정도가 가능하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혼자 경기를 볼 때 1)잘 보이고 잘 들리는 시청 환경과
지난달 18일 "균열의 시대: 사회정책의 재도전"이라는 주제로 '2022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공동학술대회 중에는 '절망사(deaths of despair)'를 주제로 "오래된 미래, 한국의 절망사"라는 학술 토론회도 포함되어 있었다.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절망사절망사는 앵거스 디턴(Angus Deaton)과 앤 케이스(Anne Case)가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의 미래(한국경제신문, 2021)"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저자들은 1990년대부터 2013년까지 미국 전체 인구의 기대수명이 높아지고, 사망률이 낮아
일본에서 꽤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이라는 제목의 일본 드라마가 있다. 능력이 뛰어난 파견사원의 활약상에 관한 스토리로 드라마를 보다보면 파견사원 제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게 된다. 파견사원이란 파견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일정 기간 다른 회사로 파견되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제도이다. 1992년 거품 경제가 붕괴되며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게 되자 많은 기업이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인 파견근무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는 정직원과 차별된 대우를 받는 파견직의 모습 등 파견사원제도
서부전선 이상 없다(Im Westen Nichts Neues)는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가 1928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한국에서는 ‘빼빼로데이’로 널리 알려져 있는 11월 11일에 끝났던 제1차세계대전(1914~1918년)을 배경으로 하였다. 11월 11일에 우리는 대개 요란하게 과자를 씹으며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2022년)」이 전쟁이 끝난 11월 11일을 계기로 나오면서 참혹한 전쟁의 모습을 상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원작 소설책만 출판 당시 4
"왜 나는 스스로를 "비혼입니다"라고 소개하지 않는가"대부분의 경우 '비혼"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반응과 추가 질문을 야기한다. 미혼의 대체어로서 단순히 혼인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기보다도, 앞으로도 결혼하지 않고자 한다는 의사표현까지 포함한 단어가 되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비혼은 언제부턴가 '비혼주의'로서 브랜딩이 되어왔다. 자신을 비혼이라고 소개했을 때 이상하게도 주위에서 부정적인 반응부터 보인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특정한 '주의'를 바탕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경우일 것이다. 또한 '주의'라는 것은
“새집 계약이 코앞인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습니다. 이사부터 하자는 마음에 임차권등기를 신청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임차권등기가 완료될 때까지 기존 집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겁니다. 이 경우 머무르는 동안 발생한 월세나 관리비 등을 내야 하나요?”임차권등기명령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사해야 할 때 세입자 지위를 유지 시키는 안전장치와 같다. 다만 임차권등기명령은 완료되기까지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세입자가 머무르는 기간에 발생한 거주 비용을 두고 집주인과 마찰을 빚는 경
현재 한국은 2021년 통계청 기준으로 1인 가구 비율이 33.4%를 넘어섰고 1인 가구 수도 716만5788가구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 첫 직장에 안착하기 어려운 노동 시장, 이직과 전직이 반복되는 직장 이동을 고려할 때 1인 청년 가구의 주거 현실은 불안정한 상태라고 추측할 수 있다. 누구라도 주거 상태를 유지하려면 목돈이 들며 근로소득이 절대적인 청년이라면 주거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단순하게 짐작해도 1인 청년 가구의 주거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2022년 11월 15일 통계청에서 발
그리 길지 않은 여행을 떠날 예정이지만, 혼자 사는 1인 가정에서는 가장인 내가 집을 비우면 나의 semi-가족이었던 식물과의 반려(伴侶)는 거기서 끝이 난다. 내가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 살겠다는 것도 아니고 배우자나 자식을 바라는 것도 아닌데, 하다 못해 식물과도 반려하기 어려운 게 현재의 내 삶이라니! 봄이 되어 로즈마리 화분을 데려왔다. 스테이크를 구울 때 가차 없이 사지를 부러뜨려 넣을 생각이다. 케일은 씨앗으로 사 와서 대충 뿌려뒀는데도 반가운 잎사귀가 나왔다. 새싹 어린 티만 벗으면 바로 샐러드를 만들어줄 생각이다. 이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로 이사부터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임차권등기를 신청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이미 다른 채권자들이 압류와 가압류를 걸어놓은 상태라는 겁니다. 이런 경우라면 임차권등기가 다른 채권보다 늦어 후순위 채권자로 밀릴까 걱정이 됩니다. 저는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부터 해야 한다면 세입자들은 임차권등기 신청 절차를 밟기 마련이다. 하지만 임차권등기 신청 이전에 이미 다른 채권자가 집주인의 부동산에 압류와 가압류를 걸어놓은 상태라면 문제는 간단치 않다.임차권등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등장하는 과제 중 하나인 '지방 소멸 위기'는 한국에서도 최근 높은 관심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와 지방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의 현황과 새로운 시도를 참고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일본의 지자체들이 힘을 쏟는 일 중 하나는 도시의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방 도시로 젊은이들의 이주를 촉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지역 내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의 관광 자원이 풍부하게 개발되어 방문 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
최근 무연고 사망자의 유골을 보관하는 봉안시설 운영이 인권침해라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친밀한 지인 등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애도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무연고 봉안시설 운영 실태서울시의 봉안시설인 '무연고 추모의 집'에는 약 3천여 명의 무연고 사망자 유골함이 봉안되어 있다. 추모의 집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곳은 고인을 애도할 수 있도록 상시 개방하지 않는다. 애도와 추모를 위한 공간이 아니니 「장사법」 제12조에 따라 무연고 사망자의 유골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서울시와 같이 '무연고 사망
"이기적 유전자, 더 이기적인 나"모든 포유동물은 암수 모두 암컷의 배란 시기를 아는데, 유독 사람만 배란 시기를 모른다고 한다.여성의 배란기를 드러내지 않도록 발정기가 사라지는 방향으로 인간이 진화했다는 점은, 결혼과 출산 계획이 없는 나의 '이기적인 인생계획'에 소소하게 힘을 실어주는 것만 같다. 이기적 유전자를 싣고 다음 세대를 향해 직진하던 트럭 같은 존재인 내가, 갑자기 유전자의 목적지를 무시하고 핸들을 꺾어 내 갈 길을 가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이 한 세대 안에서는 트럭 운전자인 '내 맘'이 주도권
장르만 로맨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가 한창 공포와 불안에 빠졌던 2021년에 개봉한 영화다. 김현(류승룡)은 대학교 교수이지만 인세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잘 나가는 작가다. 다만 마지막 베스트셀러를 쓴 이후 7년 동안 신간을 못내고 있다. 7년의 공백을 극복한 김작가의 재기는 유진(무진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유진은 김작가가 교수로 있는 대학교의 학생이자 김작가의 옛동료 남진(오정세)의 동성 남자친구이었기도 하다. 김작가를 안 이후에 유진은 남진과 헤어졌다. 유진은 김작가에게 동성애적 사랑을 표현하지만, 동시에, 김작가의
"돈 잘 벌면 혼자 살아도 괜찮지"결혼을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더 탄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이 저변에는 두 가지의 조금 낡은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첫째,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돈까지 없으면 더 서럽다는 생각(혹은 본인은 정작 서럽지 않더라도 남들 보기에 딱하다는 생각). 두번째는 조금 더 안타까운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결혼한 커플은 재무적으로 더 탄탄한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더 알뜰하게 돈도 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결혼이 재무적 계획이나 의사결정의 계기가 되는 것은 맞지만, 그런 계기는 혼삶에서
"계약 기간이 끝나가 이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집주인이 도배와 장판 상태가 좋지 않다며 보증금에서 원상회복 비용을 제하고 돌려주겠다는 겁니다. 저는 도배와 장판은 소모품이고 고의로 훼손한 적도 없으니 전체금액을 돌려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은 원상회복 비용을 제하고 전세금을 입금한 상태라 억울하기만 합니다. 이 경우 나머지 금액도 돌려받을 방법이 없을까요?"전세 계약이 끝날 때 원상회복 비용을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세입자가 임차한 집에 훼손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전세금 전
"내 아내는 무연고 사망자가 아닙니다"라며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에 참여했던 사실혼 관계 배우자는 화장로로 들어가는 아내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통곡했다. 늦은 나이에 함께 살면서 서로 좋으면 됐겠거니 하고 굳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뿐인데, 아내의 장례를 하지 못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지난해 여성가족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안적 가족에 대한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사실혼 관계 배우자와 같은 안타까운 일을 공영장례 현장에서 보지 않아도
"우리는 세상을 납득시킬 필요가 없다. 삶의 모양 중 하나인 비혼을 납득시키거나 설명하려고 애쓰지 말자. 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이유를 남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듯이."책 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그렇지. 결혼하지 않는 계획에 대해서 타인을 납득시킬 필요는 없었다. 아니,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굳이 납득시킬 '필요'는 없어도 '니즈(needs)'는 아주 강했다. 나에 대해 듣고자 하는 타인의 니즈보다 더 큰 것은 사실 나 자신의 니즈였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결정을 납득시키고 싶은 대상이 있지 않나, 이해시키고 싶은
1인 가구가 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청년의 경우 대체로 취업이나 학교 때문에, 중장년의 경우에는 이혼이나 직장 이동, 노인의 경우에는 사별이 주요인이 되곤 한다. 가족과 함께 살다가 학교 혹은 직장 때문에 1인 가구가 되는 청년들이 있다. 안하던 살림도 해야 하고 혼자 살아야 하는 외로움에 힘들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가족과 살 때 못해보던 자유로운(?) 연애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식구들 눈치 안보고 연애 상대를 집에 부를 수도 있고 귀가에 대한 부담 없이 밖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원나잇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이 떠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는 바로 '빈집 문제'이다. 일본 내 빈집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총무성의 주택 및 토지 통계 조사에 의하면 2018년, 전국의 빈 집은 849만호로 30년간 2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주택 중에서 빈 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13.6%이지만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향후 빈집 관련 대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2038년 빈집 수는 2254만채로 증가하고, 그 비중은 31%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즉, 일본내 집의 3분의 1이 빈집이 되며 다시 말해, 우리 옆의 두 집 중 한 곳
“전세 기간이 끝났는데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을 상대로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세금반환소송에서 승소하면 집주인이 가진 돈이 없더라도 부동산을 강제로 처분해 전세금을 변제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 가지 걱정인 것은 집주인이 소송에서 패소할 것을 대비해 집 명의를 배우자에게 넘긴다면 강제집행을 할 수 없나요?”전세금반환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마음고생 하는 세입자들이 수두룩하다. 일반적으로 집주인은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세금을 돌려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