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의 공통점이 이런 거라니. 나는 종종 취향 모임 플랫폼인 '남의집'을 통해 1인 가구의 혼삶에 관한 모임을 열어 호스트(모임장, host)로서 다양한 사람들을 집에 초대하곤 한다. 호스트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 순서에 심심치 않게 듣게 되는 질문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그런 곳에 여자 혼자 여행 다니면 안 위험해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낯선 사람 들이는 거, 괜찮나요?"이런 질문을 받으면 여행지의 현지 치안이 어땠고, 내가 어떤 준비물이나 장비를 준비하고 어떤 사전 정보를 공부했는지 답한다. 실재하는 위험요소를 최
영화 다키스트 아워(Darest Hour(2017)는 제이차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수세에 몰렸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더 이상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의 대배우 게리 올드먼(Gary Oldman)이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역을 맡았다.말 그대로 '가장 어두운 시간, 가장 희망이 없는 때'에 영국 국왕 조지6세는 처칠을 전시내각 수상으로 임명한다. 1938년 폴란드를 침공함으로써 전쟁을 시작한 독일은 1940년에는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를 연거푸 점령하면서 동맹국 영국을 궁지로 내몬다. 도버 해협을 사이
집 근처 500미터 이내에 슈퍼마켓 혹은 편의점이 없어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과 일용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쇼핑약자'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용어이지만 일본에서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로 고령화 사회의 진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지방 도시 내 젊은 인구가 감소하면서 소매업체들은 중소규모의 점포는 정리하고 대형 점포의 운영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운전을 하지 않거나 면허를 반납한 고령자들은 생활용품 구입이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대중교통의 배차 간격 또한 줄어들어 불편함은 커져만 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세월의 흐름을 방증하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로 기자질을 한 지도 십년이 훌쩍 지났다. 현장에서 사건사고를 접하다 보면 다양한 일들과 맞닥뜨린다. 협박과 회유가 대표적이다. 그럴 때마다 한 가지를 고수하면서 놓지 않은 나름의 철칙이 있다. 양쪽 입장을 듣고 되도록 전달자 입장에서 다루도록 하자다. 제기된 한쪽 주장이 전부가 아니라는 선은 확실하게 가지고 가자였다. 하지만 간혹 기사를 작성하다 보면 시소처럼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균형을 잡기 위해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게 요즘도 별반 다르지
한국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명절 연휴를 보내는 문화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에 장기간 노출되다보니 원래 집을 찾아가는 행렬도 줄었고 산소에서 벌초하는 모습도 과거보다 다소 줄어든 감이 있다. 송편을 만들고 차례를 지내는 전통 가례(家禮)도 점차 퇴색되고 있다.이는 비단 1인 가구만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의식과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추석 때 1인 가구라고 해서 소외되거나 고립되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자칫 혼자 '남겨질 수 있는'1인 가구의 추석맞이를 한 번쯤
또 죽음이다. 언제까지 이런 죽음이 반복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서글프다. 2014년 2월 '송파 세모녀'가 다시 떠오른다. 그때의 기억으로 아직도 아픈데 오늘도 다시 죽음과 마주해야 하는 상황. 그때처럼 전문가들은 이런 죽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하고 지자체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 빠르게 내놓느라 분주하다.그래도 8년 전 송파 세모녀 때와는 확연히 변화된 점 한 가지가 있다. 공영장례다. 송파 세모녀 때만 해도 공영장례 조례는 전국 4개의 지자체에만 제정했었다. 당연히 서울시에도 공영장례조례는 없었다. 그래서 돌아
"청년들은 정말 결혼하기 싫을까?"최근 한 인터뷰 도중에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돈이 없어서 결혼을 안 할 것 같은 분은 아니신데, 눈이 높으신 건가요?"1인 가구가 주류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특히나 풍부한 젠더(gender) 감수성과 세대 감수성을 가지고 섬세하고 배려있게 열린 대화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시대에는 흔히 듣기 어려운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특정한 제약과 위험요소(risk)가 해결되면 당연히 결혼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는 가치관 말이다. 경제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적합한 배우자 감을 만나지 못했기
최근 일본의 식품회사들이 치매 예방 및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인지기능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치매 고령자는 2025년 700만명에 이를 전망으로 이는65세 이상 고령자 5명 중 1명 꼴이다. 치매 발병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MIC, mild cognitive impairment)’는 40대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고령자의 간병을 담당하면서40대부터 치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즉, 인지기능은 초고령화 사회를 대표하는
"1인 가정에도 가훈이 필요하다"'1인 가구'로서 혼자 산 지 꽤 오래 되었으나 진정한 '1인 가정'을 꾸린 건 얼마 지나지 않았다. 1인 가구라는 표현을, 소위 '어엿한 가정'을 꾸리기 전에 거쳐가는 과정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만약 당신이 사회 초년생으로서 막 시작한 자취생이 아니라면, 가족을 꾸리기 전에 임시로 혼자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안정적인 1인 가구로서 생활하고 있다면 이제는 '1인 가정'으로서의 삶을 생각할 때다. 독립, 미혼, 비혼, 이혼 등의 다양한 상황에서의 1인 가구를 전부 포괄한 '혼자 하는 삶',
최근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여 더욱 액티브한 생활을 실천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e스포츠에 몰두하는 시니어, 스마트폰 앱을 업무에 활용하는 시니어, 스마트 기기로 신체 기능을 보조하는 시니어어 등. 인생의 선택지를 넓히고자 적극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시니어'가 등장하고 있다. 고베시에 2020년 7월, 일본 최초의 시니어 전용 e 스포츠 시설인 ISR e-Sports가 선보였다. 회원은 모두 60세 이상으로 문을 연지 2년만에 등록 회원이 150명으로 늘었다. 6개 좌석이 매일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이다. 이 곳
영국 지방정부는 무연고사망자를 위해 ‘공중 보건 장례’(Public health funerals)를 지원한다. '공중 보건 장례'의 모범 사례 지침(Public health funerals: good practice guidance)에 따라 진행되는 영국 무연고 장례 절차는 한국의 무연고 장례와 다른 세 가지가 있다. 부고(訃告) 게시첫째, 영국 지방정부는 ‘부고(訃告)’를 게시한다. ‘부고(訃告)’는 친척과 주변 지인들에게 죽음을 알리는 것으로 장례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절차다. 이를 통해 고인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장례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1인 가구의 확산, 코로나 시기 이전으로 경제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 생활하는 청년을 비롯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를 일컫는 '캥거루족'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모든 청년이 그렇지는 않으나 일자리를 탐색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청년, 이직이나 실직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 뜻하지 않은 과소비나 투자 실패 등과 같이 청년의 살림살이는 결코 충분하지 않고 자의적으로나 타의적으로 변수가 많다.이에 정부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을 포함
"1년 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전세계약이 연장된 상황입니다. 문제는 근무지가 지방으로 발령되어 이사해야 한다는 겁니다. 집주인에게 사정을 말하고 계약해지를 요구하니 계약 기간을 지키지 않았다며, 복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합니다. 집주인의 이런 요구를 들어줘야 하나요?"임대차 계약 기간은 집주인뿐 아니라 세입자도 지켜야 할 의무사항이다. 법률적으로 타당한 이유가 없는 한 어느 한쪽에서 마음대로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없다는 말이다. 다만 세입자가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계약이 연장된 상황은 다르다. 세입자가
일본의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가구 중 29%인 약 737만 가구가 혼자 살고 있다. 2000년까지는 고령 1인 가구의 비중이 10%대였지만 부모 세대와 동거하는 자녀 세대가 감소하면서 혼자 사는 고령자의 비중이 늘고 있다. 혼자 사는 고령인구가 늘면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떠오른다. 1인 가구가 느끼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그리고 1인 가구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이다. 특히 지진을 포함한 자연 재해가 많은 일본에서는 재해 발생시 1인 고령 가구의 신변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지방정부는 관할지역에서 사망한 무연고자의 장례를 준비할 책임이 있다. 이는 영국의 「공중 보건(질병 통제)법 1984(Public Health (Control of Disease) Act 1984)」에 따라 부과된 지방정부의 책무이다. 영국에서는 사망하고 가까운 친척이 없거나, 가까운 친척·혈족 또는 친구가 장례식을 할 수 없는 경우 또는 이들이 장례 할 의사가 없다면 고인을 위해 ‘공중 보건 장례’(Public health funerals)를 지원한다. 영국의 주택·지역사회·지방정부부(Ministry for Housing,
지난 가을의 일이다. 한참 추수 중에 '후다닥!' 소리가 나더니 고라니가 튀어나왔다. 새끼로 보이는 작은 녀석도 이삭 사이에서 나왔다. 콤바인 기계가 멈추어 서고 논둑의 농부 둘이 황급히 뛰어 들어갔다. 어미는 허둥대며 콤바인 쪽으로 덤벼들려다가 농부가 가로막자 몸을 돌려 논둑 넘어 개천 수풀로 몸을 던졌다. 새끼도 뒤따라 사라졌다.여기는 '구만리 들'의 남쪽 한 귀퉁이다. 위쪽에 야트막한 산, 아래쪽엔 4차선 산업도로, 좌우엔 2차선 지방도로가 둘러싸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데 2년 전에 허리께에 새 포장도로가 놓
최근 통계청에서 조사한 한국의 1인 가구는 664만 가구를 넘었고 그 비율은 31.7%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로 대전(36.3%)이 가장 높고 경기(27.6%)가 가장 낮았으며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남성 1인 가구 비율보다 조금 더 높았고 노인 인구보다 청장년 인구에서 그 비율이 높다고 조사됐다. 이제 1인 가구 현황을 조사하고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낯설지 않으며 중앙부처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서울특별시는 1인 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1인 가구 조사 대상
지난달 22일 여성이 병원에서 사망했다. 곁에서 임종을 지킨 남성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을 안치하고 가입했던 상조회사에 연락했다. 상조회사 장례지도사는 연락받자마자 장례식장으로 출동해 상담을 진행했다. 우선 남성에게 사망자와의 관계를 물었다. 그 남성은 “남편”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잠시 후 장례지도사는 장례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라고 말했던 남성은 ‘법률혼’ 관계가 아닌 ‘사실혼’ 관계였기 때문이다. 그 장례지도사는 서울시 공영장례 상담센터에 문의했다. “사실혼 관계 배우자는 장례를 치를 수 없지 않나요?”라며 “혹
개호(介護)란 간병과 수발 등을 위해 고령자를 곁에서 돌보는 일을 총칭하는 일본어이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필시 직면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 중 하나는 개호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신체가 쇠약하게 되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게 된다.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1인 고령가구 또한 증가함에 따라 일본 정부는 개호를 사회 전체에서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0년 개호보험제도를 신설했다. 개호를 개개인이 책임지는 것을 넘어 국가가 나서서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호보험제도가 일본에서 신설된지 약 20년이 지
문화강좌 신청 방법과 절차가 달라졌다며, 홈페이지에서 직접 신청하라는 공지가 떴다. 담당자가 때맞춰 잘 알렸으나 쉽지 않았다. 나만 아니었다. ‘강좌를 열 번 넘게 쳤으나 없다’, ‘어떻게 하느냐’고 여러 사람이 물었다. 어느 분이 접속 링크를 만들어 대화창에 올렸으나 이번에는 수강료를 먼저 입금했는데 등록이 되었느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담당자의 수고와 번거로움, ‘절차가 어렵게 개악되었다’라는 불만을 지켜보며 얼마 전 일이 떠올랐다.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가 크게 달라지는데, 그중 하나가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이다. 어느 날 음식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