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세원 기자
사진=김세원 기자

 

부산여행이 식상하댄다. 하긴 특별한 나만의 혼자여행을 꿈꾸는 2030 청춘의 눈에 부산이란 도시는 이미 너무나 거대하다. 뭐 그만큼 이야기도 많고 먹거리나 볼거리도 많지만, 이미 옛날부터 알고 있던 익숙한 것들의 향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 흔하고 뻔한 부산의 마천루 콘크리트 빌딩숲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오면, 드디어 남들조차 알지 못했던 부산 토박이들의 ‘진짜 부산’ 여행이 시작된다. 나만 알고픈 부산여행, 부산 초량 이바구길이다.

함 가보까! 초량 이바구길의 애피타이저, 담장갤러리
산의 중턱을 지난다 해서 붙여진 ‘산복도로’, 부산의 산복도로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 부산’으로 상징되는 부산의 원도심 등 부산의 지역 근현대 명소를 잇는 젖줄이다. 부산 토박이들에게는 이곳이 뼈아픈 가난의 상징이라고들 하지만, 여행자들에게는 또 다르다. 좁고 가파른 돌길 오르막을 지나 한참 동안 걷다 보면, 드디어 한 번도 상상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 제2의 수도 부산광역시의 민낯이 흑백사진이 되어 그대로 모습을 드러낸다.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중로41번길 8-3 인근

사진=김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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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 타고 슝슝, 풍경이 꼭꼭 숨어 있는 168계단
깨알같은 휴게공간 ‘168도시락국’을 지나 도보로 2분쯤 가면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듯 까마득한 168계단을 마주할 수 있다. 오늘날 마을 어르신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산복도로 모노레일을 타고 간편하게 올라가도 좋지만, 좀 더 이색적인 부산 골목여행을 만끽하고 싶다면 한땀한땀 168계단을 따라 걸어보는 골목 트래킹 코스를 더 추천한다. 운이 좋으면 담장 사이사이 깜찍하고도 조그만 길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영초길 191번길 9-2 인근

나중에 부모님과 함께 걸어 봐도 좋을, 김민부전망대
‘168계단’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전망대인 김민부전망대. 굵고 짧게 불꽃 같은 인생을 살다 가셨다는 천재 시인 김민부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지만 청춘 여행자에게는 그보다 중요한 이야기가 또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바로 탁 트인 부산 앞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멀기만 한 엄마아빠의 청춘을 실은 곳, 저 쾌활한 바다의 아름다움만큼이나 멋진 이곳에서 우리 부모님의 청춘이 어땠을지 그려 보는 건 어떨까?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영초윗길 26번길 14

낯설면서도 익숙한 것을 찾아 떠나는 일이 바로 진짜 여행이라고 하더라. 부산에 살았던, 아니면 생판 처음 부산에 내려온 햇병아리 여행자든 상관없다. 아무도 당신에게 고백하지 않는 진짜 부산광역시의 민낯을 보고 싶다면 역시 이곳이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의 화려한 마천루가 전부가 아닌, 정말 사람 사는 냄새가 그득한 나만의 부산여행! 청춘 여행자여, 이번에는 부산 동구, 초량 이바구길로 한 번 나만의 혼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사진=김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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