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사진=롯데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사진=롯데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99세.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빈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껌에서 시작해 롯데그룹을 재계 5위로 키워낸 고인이 우리나라 창업 1세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만큼 가족 친지들은 물론 재계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지고 있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고령이었던 신 명예회장은 지난 2018년 이후부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왔다. 

누구보다 일찍 비보 소식을 전해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출장에서 급히 귀국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에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도 일찌감치 조문객을 맞았다. 또한 롯데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을 비롯해, 소진세 교촌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故신격호 회장 그는 누구?

신격호 명예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손꼽힌다. 맨손으로 시작해서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부터 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당시 얻은 이름이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다.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비누와 화장품, 껌 사업에 뛰어들어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당시 문학에 빠져있던 신 명예회장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이름에서 롯데라는 이름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롯데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건 1967년이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면서 1967년에 롯데제과를 처음 설립한 것이다. 이후 관광과 유통, 화학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롯데를 국내 5위 기업에 올려놨다. 

신 명예회장은 관광산업에 대한 신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관광 산업에 심혈을 기울인 그는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뤄냈다. 훗날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관광보국의 꿈을 가지고 롯데월드타워를 계획, 2017년 4월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오픈하며 30년 숙원사업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다. 신 명예회장은 또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결국 두 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고인에 재계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비보소식 전해들은 재계 "우리나라 경제 발전 큰 기여"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에 재계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이 강조한 '기업보국(企業報國·기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 가치를 본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9일 "신격호 명예회장은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기업보국의 기치 아래 모국에 투자해 국내 유통·관광 산업 현대화를 구축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논평을 통해 "우리 경제계는 반세기 넘게 한국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헌신해 오신 신격호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창업 1세대 기업인으로서 선구적인 안목과 헌신을 통해 롯데를 국내 최고의 유통·식품 회사로 성장시켰다. 서비스·관광·석유화학 분야까지 사업의 범위를 넓히며 다양한 영역에서 대한민국 산업의 기틀을 닦았고 기업보국의 신념을 바탕으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에 아낌없이 투자하신 회장님의 헌신은 산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경제를 부흥시키는 초석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경제계는 고인이 평생 강조하신 ‘기업보국’과 ‘도전의 DNA’ 정신을 이어받아 기업가 정신을 높이고 우리 경제와 국가 발전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신 명예회장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표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인은 선구적 투자와 공격적 경영으로 국내 식품.유통.관광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면서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그룹 임직원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지며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 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 위원장을 맡았다. 

영결식은 오는 22일 롯데월드타워 콘서트홀에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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