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 일봉그래프
진원생명과학 일봉그래프

 

15년째 적자기업, 진원생명과학은 이렇게 『개미 무덤』이 되는가. 개미투자자들이 떨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주가가 단기간 3배 폭등했다. 수상한 비정상적 급등이라는 지적이다. 그리고는 지난 31일, 하한가 직격탄을 맞고 급락했다. 더욱이 하한가 매도 잔량을 무려 264,234주를 쌓아둔 채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진원생명과학에 투자 경고ㆍ단기과열 종목 지정 연장ㆍ매매거래정지 예고 등의 강력한 시장 경보 조치를 취했다. 투자자 보호차원인 셈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28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만약 이날 고점, 6,400원에 매수했다면 35%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오는 7일, 유상증자 물량 1,100만 주가 상장된다는 것. 해당 주식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최종발행가액은 1,800원, 총 198억 원 규모다. 매도했을 경우 31일 종가 기준 458억 원이 현금화 된다. 산술적 시세차익은 260억 원. 누군가 번만큼 반드시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유증 물량 1,100만 주가 팔자 물량으로 쏟아진다면 그래프는 순식간에 ‘와르르’, 아비규환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따끔한 경고다. 『개미무덤』 경계령이 그렇게 발동됐다.

진원생명과학이 첫 상한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20일과 18.38% 추가 상승했던 21일, 외국인은 45만여 주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평균 매도가격은 3,546원으로 분석됐다. 그들은 총16억 원을 현금화했다.

유상증자는 신주를 발행할 경우 그 인수가액을 현금이나 현물로 납입시켜 신주자금 또는 재산이 기업에 들어오는 경우를 말한다.

시쳇말로 15년째 적자기업인 진원생명과학이 돈을 찍고 또 찍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들어온 돈은 부채를 갚거나 운용자금에 몽땅 사용됐다.

하지만 31일 하한가를 맞았다 해도 이날 주가(4,170원)가 발행가(1,800원)의 2.3배를 넘는 수준이다.

여기엔 박영근 대표 등 주요 임원도 포함됐다. 기존 최대주주인VGX파마슈티컬이 자금 등 문제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회사 임원들로 구성된 박 대표 등 특수관계인이 참여,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특히 박 대표는 이번 유증 참여로 기존 구주주 배정분에 초과 청약 물량까지 더한 86만3,289주를 받게 된다. 15억5392만 원을 낸 대가로 30일 기준 36억 원어치 주식이 생겼다. 유증 참여만으로 투입자금 대비 21억 원가량의 차익이 추가로 생긴 셈이다.

취재진은 지난달 30일 오전, 진원생명과학 공시 작성책임자에게 “진원생명과학 주가가 폭등했다. 좋은 일이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책임자 A씨는 “그건 전화상으로 알려줄 수는 없고 있으면 주주들에게 보도자료나 공시를 통해 알려준다.”면서 “(주가 폭등은)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지 싶은데, 지금은 (주가가) 많이 빠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래소 시장경고 조치에 대해 “그것은 단기간 주가 상승 때문에 그러는 것일 것”이라면서 “계속 적자는 적자지만 유상증자도 다 끝났고 회사 재무구조는 현재 별문제가 없다.”라면서 “(적자 지속은)임상을 하기 때문이다. 임상을 안 하면 벌써 흑자로 전환됐을 텐데 임상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주가조작 의혹 관련, “그런 사실 없다”라고 일축했다.

진원생명과학 "VGXI, CEPI 지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DNA 백신 개발 참여"라는 제하의 내용이었다. 이 내용은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테마가 주식시장에 확산하자 진원생명과학은 이 질병 관련 백신 연구개발에 참여한다고 발표를 내놓으며 투심(투자심리)잡기에 나섰다.

2014년에는 에볼라 바이러스 테마가 형성되자 관련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메르스 테마가 형성됐을 때도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용화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보도자료는 일부 언론 매체를 통해 여과 없이 기사화됐다. 단 한 줄도 틀리지 않았다. 결국 진원생명과학이 기사를 쓴 셈이 됐다.

보도자료 기사는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휴스턴 소재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위탁생산시설인 자회사 VGXI가 나스닥 상장기업 이노비오가 추진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 감염병 예방 DNA 백신의 연구개발에 참여, 임상용 백신 생산을 수행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라고 했다.

심지어 박영근 대표의 멘트도 그대로 받아쓰기였다. 마치 실제 인터뷰를 한 것으로 위장된 기사였다.

보도자료와 동일한 기사 내용은 이렇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는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자회사 VGXI가 보유하고 있는 DNA 백신 생산 플랫폼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 예방을 위한 이상적인 대책"이라며 "DNA 백신은 신변종 전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해 생산 규모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는 것.

이어 "기존 백신과 달리 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입자 및 단백질이 포함되지 않아 매우 안전하다"고 설명했다고 기사로 보도됐다.

 

해당 기사들은 진원생명과학 보도자료 내용 그대로였다.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 그런 직후, 장 초반 4,71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큰 폭의 반등을 시작했다. 이날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11.21% 상승한 5,950원에 마감했다.

보도자료와 해당 기사는 진원생명과학이 (앞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예방 DNA 백신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앞으로) 임상용 백신 생산을 수행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과연 이날 기사가 주가를 큰 폭으로 상승시킬 내용이었을까.

또 이와 관련해 최근 신종 코로나 관련 16개 종목에 대해 22차례에 걸쳐 투자 경고 종목 지정 등 시장경보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 종목은 진원생명과학, 모나리자, 깨끗한나라, 깨끗한나라우, 국제약품, 백광산업, 오공, 케이엠제약, 바디텍메드, 케이엠, 멕아이씨에스, 나노캠텍, 진매트릭스, 승일, 진양제약, 한송네오텍 등이다.

 

이들 종목은 지난 20일부터 전날까지 평균 주가 상승률이 65.83%에 이르며 진원생명과학의 경우 이 기간 주가가 120.16% 폭등했다.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징후가 있는 종목에 대해 감시·심리를 적극 진행하고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히 관련 기관에 통보 조치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튿날인 31일, 진원생명과학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오는 7일, 유증 주식 1,100만 주가 상장되면 큰 걱정이 앞선다는 것. 자칫 『개미지옥』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공격보다 방어적 관점의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한편, 취재진은 진원생명과학의 추가적인 입장확인을 요청했지만 어떠한 코멘트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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