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1년전 이맘때 이사(移徙)했다. 봄 맞이 이사였지만 갈 곳은 마땅치 않았다. 결국 10년간 거주하던 서울특별시를 벗어나 경기도 고양시에 둥지를 텄다. 경기도로 밀려난 이유는 오직 하나. 집값 때문이었다. 

출퇴근을 생각해 나름 서울 인접으로 구하고자 노력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에 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 선택이었다. 그나마도 경기도 오피스텔은 아직 심하게 오른편이 아니라는 부동산 아주머니의 말에 혹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리해서라도 좋은 집에 살고 싶은 이유는 분명하다. 부모 세대들은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는 ‘낙’이었다.  월급을 모은 돈으로 집을 사기에 당시 주택가격은 충분했고, 오늘날 부모세대들은 집으로 자산을 차곡차곡 늘려갔다. 하지만 2020년의 청년들에게는 너무나 먼 이야기다. 저축한 월급에 대출을 끼고 ‘임차’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경기도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1인 가구는 16년 106만가구, 17년 112만가구, 18년 119만가구이며, 총 가구수 대비 비율은 24%, 24%, 25%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 중 기자도 포함돼 있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 것에 후회 한적은 없다. 다만 청약에서 불합리하게 1순위더라도 내집 마련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빡'침이 올 때가 있다. 

여느 2030대가 마찮가지겠지만 기자 역시 꿈은 소박했다. 서울에서 아담한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 이제는 이 꿈이 결코 소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주거비 부담' 탓에 서울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둥지를 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꿈이 이렇게 크게 작용할 줄 몰랐다. 

경기도에서 '따로 또 같이' 라는 슬로건 아래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대책 마련을 발표했다. 혼밥개선 소셜 다이닝, 홀로서기 지원, 안전 생활환경 조성 등 6개 분야 18개 과제를 추진한다고. 그 중 2022년까지 청년‧기숙사형 매입 임대주택, 청년 경기 행복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청년층을 위한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지원할 계획이라는게 경기도 측 설명이다. 

정책 가운데 기자가 해당하는 지원책이 무엇이 있을까. 앞으로도 2년 가량을 더 있어야 실현 가능한 이 정책들이 맘 속 깊이 다가오지 않는 것은 비단 기자만 그런 것인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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