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스크가 없냐','마음대로 시간을 정하냐','혹시 (마스크)뒷거래하는거 아니냐' 등 스트레스 수준을 넘어 공포로 다가올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서울 수색인근에서 30년 이상 약국을 운영한 이모씨는 최근 공적 마스크 판매를 놓고 하소연을 늘어놨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마스크를 찾는 일부 시민들의 위협적인 행동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은 혼자 있는 여성 약사에게 "왜 마스크가 없냐"고 언성을 높이거나, 점심시간 이후 판매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놔도 문을 흔들어 열고 들어와 마스크를 찾는 위협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마포구 망원동에서 1인 약국을 운영 중인 30대 후반의 여성 약사 A씨 는 전날 7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공적마스크를 달라며 위협했던 일을 털어놨다.

A씨는 약국을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일손이 달려 전날부터는 공적마스크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입구에 안내문을 붙여 놓은 상태였다.

A씨는"근처 다른 약국도 많은데 굳이 찾아와서 고함을 지른 이유가 의심스럽다"면서 "가뜩이나 하루에 수백 번씩 마스크 문의를 받느라 힘든데, 이런 상황까지 겪으면 1인 약국에서 혼자 일하는 약사들, 특히 저같은 여성 약사들은 더 힘들고 공포스럽다"고 호소했다. 

현재 국내 전체 약국 중에 80% 가까이가 나홀로 운영하는 1인 약국이다. 

기자가 서울 시청 인근의 8곳의 약국을 방문해서 질문한 결과 안내문을 붙여놔도 무작정 들어와 마스크를 찾는 경우가 다반사라는게 약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하루에 대략 100건 이상의 마스크 관련 전화·방문 문의를 받는다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각 지자체에서 1인 약국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 부천시는 지난 9일부터 시행된 마스크 5부제와 관련해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1인 약국에 인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11일 경기 부천시에 따르면 관내 약국 중 1인이 운영하는 약국은 총 33곳이다. 시는 이 약국을 대상으로 15일까지 교육사업단 소속 33명을 지원한다.  

경기도 안양시에서도 지자체에서 나서 추가 인력을 배치했다. 안양시는 시 약사회를 통해 인력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 관내 '1인 약국' 25곳에 이날부터 1명씩 인력을 지원했다.

시 관계자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관내 약국(249곳) 중 일손이 달리는 '1인 약국' 위주로 동에서 인력을 우선 지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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