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교통, 교육, 편의 등을 한번에 누릴 수 있는 '다(多)세권' 단지가 늘고 있다. 집값을 좌우하는 최대 요소인 '입지' 기준이 높아진 셈이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분양시장 역시 다세권을 강조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역세권, 학세권, 몰세권, 숲세권은 부동산시장에서  4대 입지 요소다. 이전에는 이 중 한 가지만 갖춰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입지로 분류됐다. 하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보다 많은 인프라를 갖춘 단지들의 가치가 높아졌다.

실제로 다세권 단지의 집값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서울 영등포구 ‘당산 삼성래미안(‘2003년 12월 입주)’ 전용면적 84㎡의 시세는 지난해 2월 9억8000만원에서 올해 2월 12억700만원으로 1년만에 2억9000만원(29.59%)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영등포구 평균 매매가 상승률 9.8%(3.3㎡당 2686만원→2949만원)를 약 3배 웃도는 수치다. 이 단지는 지하철 2·9호선 환승역 당산역 역세권 입지에 초·중·고교를 도보 통학할 수 있으며 롯데빅마켓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다세권 단지다.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전 서구 ‘크로바(‘1992년 12월 입주)’ 전용면적 84㎡의 시세는 지난 1년간(‘2019년 2월~2020년 2월) 25.49%(5억1000만원→6억4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서구 집값 상승률 19.18%(3.3㎡당 829만원→988만원)를 훨씬 웃돈다. 이 단지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역세권 단지로 초·중·고교와 홈플러스 등 편의시설이 도보권에 있다.

청약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경기 광명시에서 분양한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는 1순위 평균 16.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역세권 단지로 초·중·고교 및 편의시설과 공원 등이 도보권에 있다. 또 지난해 12월 대구 중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대구역’은 1순위 평균 26.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대구역 역세권 단지로 반경 1km 내에 초·중·고교와 편의시설, 공원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잇따르는 부동산 규제로 다주택 보유가 어려워지자 청약통장을 신중하게 사용하려는 수요자들이 실거주 여건뿐만 아니라 투자가치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인프라를 두루 갖춘 입지는 지역에서도 희소하기 때문에 투자안정성도 높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교통, 학군, 편의시설, 공원 등을 다 갖춘 입지는 수요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환금성이 높게 나타난다”며 “이러한 입지에서 공급하는 신규 아파트가 흔치 않은 만큼 올해 분양하는 다세권 단지의 인기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분양시장에서도 이러한 다세권 단지가 이목을 끈다. 주요 분양 단지로는 대우건설이 이달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일원 분양 예정인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가 있다. 원곡연립1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으로 지하 3층~지상 최대 38층, 10개동, 전용면적 49~84㎡ 총 171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54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4호선·서해선 환승역인 초지역이 도보권에 있고 수인선 초지역(예정), 신안산선 초지역(예정), KTX 등이 예정돼 있어 펜타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편의시설이 가깝고 원곡초, 원곡중, 원곡고 등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이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원에서 신반포14차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르엘 신반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4층, 3개동, 전용면적 54~100㎡, 총 280가구로 이 중 6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울지하철 3·7·9호선 환승역 고속터미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신세계백화점 등 고속터미널 상권이 가깝다. 반원초, 경원중 등이 도보 통학권에 있다. 반포한강공원 등도 이용가능하다.

현대건설은 오는 4월 대구광역시 중구 동인동1가 일원에서 주거복합단지 ‘힐스테이트 동인 센트럴’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8층, 3개동, 아파트 전용면적 84~177㎡ 410가구, 오피스텔 전용면적 84㎡ 90실 등 총 500가구로 구성된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칠성시장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롯데백화점, 대구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가깝다. 동덕초교 등도 도보권이다.

한화건설은 부산광역시 북구 덕천동 일원에서 덕천2-1구역 재건축 단지 ‘포레나 부산 덕천’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6개동, 전용면적 59~84㎡, 총 636가구 규모로 이뤄진다. 부산도시철도3호선 숙등역 초역세권 단지다. 뉴코아아울렛 등 편의시설이 가깝고 덕성초, 덕천중, 낙동고 등 초·중·고교 통학이 편리하다. 숙등공원도 근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