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87% 보험 1 개 이상 가입
노후 걱정 커, 연금·치매보험 관심도 Up

보험, 과연 꼭 필요할까? '똑똑한 소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은 보험 가입에도 신중하다. 보험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당장 지출하는 비용, 혜택 등을 꼼꼼하게 따진다. 이러한 성향은 보험사의 경쟁을 유발했고, 통신기술 발달까지 더해지면서 보험업계는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았다. 사실상 포화 상태인 보험시장에서 보험사들은 고객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전체 가구수의 30%에 육박한 1인 가구는 보험업계의 신(新)시장이 됐다. 혼자 살다 보면 각종 사건·사고에 대처가 힘들고 건강 악화, 미래 경제활동 등에 대한 우려가 커 보험에 대한 1인 가구의 관심이 높아서다.

사회초년생부터 홀로 남은 고령층까지 연령대도 다양해 폭넓은 상품 판매도 가능하다.

실제로 1인 가구는 미래 걱정거리로 건강, 경제활동 지속력 등을 꼽는다. 이러한 성향은 보험가입으로 이어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보험상품별 가입률 및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보험을 1개 이상 가입하고 있었다. 평균 가입수는 2.9개로 나타났다.

[1코노미뉴스]는 19일 보험업계 등을 통해 1인 가구에 필요한 또는 1인 가구의 선호도가 높은 보험상품을 조사했다.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가입하는 필수보험은 실손의료보험이다. 감기와 같은 잔병치레부터 질병·사고로 인한 치료비, 입원비가 발생했을 때 병원비 부담을 낮춰 줄 수 있어 선호도는 물론 만족도까지 높다. 젊을수록 가입이 쉽고 비용 부담도 낮아 젊은층도 대부분 가입하는 추세다.

보험약관에 약정한 금액만 지급하는 정액보상과 달리 실제 치료에 들어간 비용을 보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의료비를 전액 보장하는 상품도 있었지만 현재는 의료비의 90%까지만 보장한다.  

질병보험(암·심혈관 등)도 많은 1인 가구가 가입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가입률이 높은 편이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면서 암, 심혈관 질환, 치매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중대질병에 대한 걱정이 커져서다. 질병보험은 피보험자가 병에 걸렸을 경우 치료비, 입원비, 수술비 등을 약정금액만큼 보장해 준다.

일반적으로 암보험 단독보다는 3대 질환으로 꼽히는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을 하나로 묶은 상품이 많다. 보장기간, 보장액 등 상세내역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될 수 있어 여러 상품을 비교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1인 가구의 관심이 높은 보험 중 하나는 연금보험이다. 노후 생활자금에 대한 걱정, 저금리 기조 속 비과세 혜택과 이자 수익을 노리고 연금보험에 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경제력이 없어지는 노후에 생존자금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이 있지만 물가를 생각하면 이것만으로는 안정적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에 국민연금 외에 개인연금을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1인 가구 10명 중 2명은 연금보험 가입 의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금보험은 장기금융상품인 만큼 현재 소득은 물론 앞으로의 소득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성상 최소 15년 이상은 납부가 이뤄져야 혜택을 볼 수 있다. 그전에 파기할 경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들은 1인 가구의 경우 연금개시일부터 사망 시까지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연금형 상품을 추천한다.

저축성연금보험도 있다. 이는 위험보장과 저축기능이 결합한 상품이다. 공시이율에 따라 환급금이 달라지긴 하지만 시중은행의 예·적금보다 이율이 높다. 장기간(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복리 이율을 적용해 혜택도 높다. 보장금액이 적긴 하지만 보험헤택 역시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만원 단위의 소액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많다.

다만 조기 해지할 경우 원금손실 위험이 크다. 대부분 상품이 10년 내 해지 시 원금을 100% 다 돌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에 앞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연간 1인당 치과치료비 평균 168만원, 한번 병원에 갔다하면 큰 비용이 드는 치과치료는 1인 가구에 부담 중 하나다. 특히 치과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치료가 대부분이다. 본인부담율이 80%대를 기록할 정도다.

1인 가구의 보험 가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치아보험은 상위권에 꼽힌다. 치아보험은 충치·신경치료, 치아를 때우는 보존치료, 임플란트·브릿지 등 보철치료 보장이 있다. 특약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보험상품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본인의 치아 상태를 파악하고 적기에 보험을 가입한다면 큰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최근 가입자가 늘고 있는 상품이다.

고령 1인 가구는 치매보험에 관심이 많다. 주변에 돌봐줄 사람이 없는 1인 가구가 치매에 걸리면 자칫 방치될 수 있다. 이럴 때 치매보험이 있다면 보험금으로 요양병원 등을 이용해 적절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최근에는 10년 납, 100세 만기 형으로 월 보험료는 낮추고 환급률은 높인 상품도 나온다.

이 밖에도 치매보험과 함께 간병인지원 상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치매뿐 아니라 질병, 상해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경우 간병인 비용을 지급하거나 간병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평균 일당 10만원, 월 200만~300만원이 들어가는 간병인 비용을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치매보험과 함께 가입이 늘고 있는 상품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각종 사회문제가 도출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은 물론 중장년층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독사하는 일이 많다"며 "보험은 미래를 준비하는 상품이다. 가족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1인 가구의 보험 가입률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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