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자회사에 예금담보를 무상으로 제공해 ‘부당 지원’으로 과징금을 물게 됐다. 신뢰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할 기업이 정작 뒤에서는 제 식구를 감싸는 모습에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대기업 위상과는 걸맞지 않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아모레퍼시픽이 계열사인 코스비전의 대규모 시설자금 저리 차입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6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1년 10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코스비전은 2013년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새 공장 건설을 추진했으나, 현금 흐름이 나쁜 데다 차입에 필요한 담보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에 코스비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원의 시설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자사가 보유한 우리은행의 750억원 상당 정기예금을 담보로 무상 제공했다.

코스비전은 이를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원의 자금을 상대적으로 저리인 연 1.72∼2.01% 이자율로 다섯 차례 차입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해 국내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시장에서 3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들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7호 등이 금지하고 있는 ‘부당 지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기업의 계열사 챙기기는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팔이 안으로 굳는다는 속담 역시 자주 입에 오르는 이유기도 하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K-뷰티를 이끄는 우리나라 대표 화장품 기업으로 명성을 드높였다.

명성에 걸맞게 더이상 '무늬만' 바른 기업이 아닌 진정한 투명성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