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우문식의 코로나 위기 극복법②

우문식 커넬대학교 상담심리학 교수.
우문식 커넬대학교 상담심리학 교수.

무기력 학습은 1965년 발표된 긍정심리학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의 첫 이론이었다. 그 당시 행동주의 심리학 이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지만 무기력 학습 이론이 발표되자 심리학 분야를 흥분시켰다.

셀리그만은 이때부터 심리학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 했다. 그로 인해 1975년 옥스퍼드 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세계적 심리학 석학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력 학습의 연설을 했다.

자신만만하게 강의를 마치고 의례적인 토론 절차만 남았을 때 그날 토론자인 옥스퍼드대 심리학 조교수인 존 티즈데일(John Teasdale)이 마이크를 잡았다. "솔직히 말해 연사의 매혹적인 이야기에 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완전히 부적절한 이론입니다"라고 청중을 향해 말했다. 갑자기 강연장은 술렁였고, 무기력 학습에 찬사를 보냈던 많은 석학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결론적으로 이 이론은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당황하긴 했지만 셀리그만도 인정을 했다. 왜 무기력에 학습이 되는지, 무기력에 빠지는 사람들은 어떤 특성들을 갖고 있는지, 무기력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가 빠진 것이었다.

이후 3년 동안 지속된 연구 끝에 탄생한 이론이 낙관성 학습이다. 드디어 무기력 학습의 원인과 극복 방법을 찾은 완성된 이론이 만들어진 것이다.

낙관성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다. 미래에 일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펼쳐질 것이라는 전반적인 기대이고, 자신의 행동과 노력으로 인해서 추구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낙관성 학습의 핵심 개념엔 무기력 학습과 설명양식(explanatory style)이다. 설명양식은 어떠한 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스스로에게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습관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원인을 해석하는 나름의 양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습관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설명양식이란 ‘마음속 세상’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것이다.

설명양식은 무기력 학습을 크게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낙관적인 설명양식은 무기력을 없애고 비관적인 설명양식은 무기력을 키우기 때문이다. 이 둘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울증의 한 가지 특징인 무기력은 자살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요소다. 자살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현재 자신들이 겪고 있는 불행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며 어떤 일을 해도 불행하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고통을 끝낼 방법은 죽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울증과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기력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셀리그만은 모든 우울증의 원인은 무기력 학습에서 온다고 한다.

무기력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관적 설명양식을 낙관적 설명양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무기력이 학습된 사람은 대부분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비관적인 사람과 낙관적인 사람은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자.

비관적인 사람은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최악의 것부터 상상한다. 파산해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닐지, 이혼이나 해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친구들에게 영원히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한다.

이와 반대로 낙관적인 사람은 나쁜 일이 닥쳐도 안 좋은 쪽을 생각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철저히 대비한다,. 그리고 일시적이고 이겨낼 수 있는 것 또는 극복해야 할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뜻밖의 일을 당해도 금세 털어버리고 곧 원기를 회복한다.

비관적인 사람의 특징은 안 좋은 일들이 오랫동안 지속돼 자신의 모든 일을 위태롭게 하고 나아가 이런 것들이 모두 자기 탓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낙관적인 사람은 세상을 살면서 똑같이 어려운 일에 부딪혀도 비관적인 사람과 정반대로 생각한다.

낙관적인 사람은 실패를 겪어도 그저 일시적인 후퇴로 여기며 그것의 원인도 이 한 경우에 한정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실패가 자기 탓이 아니라 주변 여건이나 불운 또는 다른 사람 때문에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사람은 실패에 주눅 들지 않는다. 안 좋은 상황에 처하면 이것을 오히려 도전으로 간주해 더 열심히 노력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설명양식이 달라서 그렇다. 낙관적인 사람과 비관적인 사람은 설명양식이 다르다.

설명양식은 셀리그만의 낙관성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크게 3가지 차원이 있다. 바로 내재성 차원(내 탓 vs 남 탓), 영속성 차원(항상 vs 가끔), 만연성 차원(전부 vs 일부)이다.

첫째, 내재성 차원은 나쁜 일이 일어난 이유를 ‘내 탓, 내부 탓’에서 찾느냐 ‘남 탓, 외부 탓’에서 찾느냐다. 낙관적인 사람은 주로 남 탓, 외부 탓을 하지만 비관적인 사람은 주로 내 탓을 하곤 한다.

통념적으로 나쁜 일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회피나 양심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습관적으로 내 탓이라는 생각은 버리라는 것이다. 우울하거나 비관적인 사람은 모든 문제의 이유를 자신의 탓으로 귀결해 자책감, 죄책감, 무능감, 체념 등을 유발한다.

둘째, 영속성 차원은 나쁜 일은 '항상 지속적으로 일어나는가', '가끔, 일시적으로 일어나는가'다. 비관적인 사람은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항상, 지속적이라고 생각하고 낙관적인 사람은 가끔, 일시적이라 생각한다.

셋째, 만연성 차원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삶 전부가 실패했는가, 일부가 실패했는가의 생각 차이다. 비관적인 사람은 지금 일어난 문제를 전부로 보고 다른 일에 대한 노력이나 시도도 포기한다. 낙관적인 사람은 그 문제를 삶의 일부로 여기기에 금방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다.

낙관적인 설명양식은 비관적인 사람을 낙관적으로 만들어준다. 일상 속에서 중대한 실패나 패배에 직면할 때 과연 얼마나 비관적으로 무기력한지 또는 낙관적으로 자신감을 얻을지는 스스로에게 사태를 설명하는 방식에 달린 것이다.

다음 질문은 간단하지만, 당신이 낙관적인 설명양식을 가졌는지, 비관적인 설명양식을 가졌는지 알아볼 수 있다.

첫째, 급한 일을 처리하느라고 시간이 늦어 감염예방 마스크를 못 샀을 때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1. 내가 그럼 그렇지, 나는 그런 사람이야.
2. 오늘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랬어. 내일은 일찍 나가서 구입해야지.

둘째, 이번 달 실적이 좋지 않을 때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1. 큰일 났네. 앞으로 계속 그럴 텐데, 이제 끝장이네.
2. 이번엔 코로나19로 인해 기대만큼 안 나왔네. 전엔 잘했잖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잘할 수 있을 거야.

셋째,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또 연장됐다?

1. 2주 후에 또 연장할 거야. 그럼 우리 사업은 끝이야.
2. 7가지 수칙만 잘 지키면 종료될 거야. 최악의 상황에선  더 연장될 수도 있어. 더 철저히 오픈 준비해야지.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3학년인 당신은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데 친구들이 “야, 너는 축구를 못 하니까 나가!”라고 했다.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1. 나는 운동을 못 해. 그래서 앞으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할 거야.
2. 축구는 못 하지만 줄넘기는 잘하잖아. 내일부터 줄넘기 좋아하는 친구들을 모아 점심시간에 함께 운동해야지.

1번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비관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크고, 2번과 같은 반응을 자주 보인다면 낙관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1번과 같은 반응을 보인 대부분 사람의 심리상태는 불안하고, 화가 나고, 무기력하고 우울하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이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위 사례 중 세 번째 상황을 낙관적 설명 양식 ABCDE로 셀프 상담코칭(치료)를 해 보자. A는 불행한 사건, B는 왜곡된 믿음, C는 잘못된 결론, D는 반박하기, E는 활력이다.

A. 사회적 거리 두기 2주 연기는 하나의 불행한 사건이다. 그러면 비관적인 사람들은 비관적인 설명 양식이 자동적으로 작동된다. '또 2주야. 그렇지 뭐, 대책이 없네. 내가 사업을 잘못 시작했네. 나는 언제나 그래” 이런 비관적 설명양식은 B. “이제 난 망했다” 같은 왜곡된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면 C는 비관성, 불안, 두려움, 무기력 등이 더 강화되어 심리적 증상자가 된다.

A. 사회적 거리 두기 2주 연기는 하나의 불행한 사건이다. 그러면 낙관적인 사람들은 낙관적인 설명 양식이 자동적으로 작동된다. '2주 연장됐네, 2주안에 확진자가 줄었으면 좋겠네, 내가 사업을 어려울 때 시작했네. 그렇지만 나는 이겨낼 수 있어. 먼저 사업도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일으켰잖아' 이런 낙관적 설명양식은 B. '더 철저하게 대비하자, 나는 해 낼 수 있어' 같은 합리적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면 C는 낙관성, 자신감과 도전의식, 기대감, 희망을 더 강화시켜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려면 B. 왜곡된 믿음을 구체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실제 무기력과 우울, 불안, 분노, 죄책감 트라우마 등의 증상을 갖고 있는 내담자들에겐 긍정심리상담코칭(치료)에서 ABC 확인하기와 사고의 함정피하기, 빙상 믿음 찾기, 믿음에 반박하기, 진상파악하기, 실시간 회복력 등의 인지적 방법과 인지, 정서, 행동의 긍정심리치료 15회기 방법을 통합해서 내담자에게 맞춤형 상담코칭을 진행한다.

[필자소개]
Dr. 우문식, 2003년 긍정심리학 우리나라에 최초 도입, 전 안양대학교 교수, 현 커넬대학교 상담심리학 교수, 커넬대학교 한국 캠퍼스 학장, 한국긍정심리연구소 소장, 한국긍정심리협회 회장, 긍정심리상담코칭센터 소장, 권영찬 닷컴 수석 강사. [Dr. 우문식의 긍정심리상담코칭(치료)15회기] 창안자, [긍정박사 우문식의 긍정심리 행복전문 강사 양성 과정] 창안자, [행복은 만드는 것이다], 베스트 셀러 [행복 4.0], [긍정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외 다수 저자, 현재, 긍정심리치료 15회기로 우울증, 불안증, 죄책감, 무기력,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리적 증상자들을 대상으로 개인과 집단, 긍정심리상담코칭을 하고 있으며, 긍정심리상담코칭과 긍정심리치료사를 양성하고 있다. 또 긍정심리치료 15회기가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또 다른 분야의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 하고 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