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달 제네시스 GV80, 리콜 2회
출시 1년 쏘나타 DN8, 리콜 3회

정부는 자동차가 안전 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될 경우 제작·조립·수입업체가 결함 차량을 수리·교환·활불 등 시정하도록 하는 '리콜'제도를 운영한다. 자동차업체가 결함을 인정하고 시행하는 자발적 리콜과 업체의 불인정으로 정부가 직접 제작결함을 조사해 리콜을 지시하는 강제리콜이 있다.

리콜을 할 경우 자동차업체는 금전적 손해는 물론 신뢰도 하락이 발생한다. 이에 결함을 인지하면 리콜 상황으로 번지기 전에 고객에게 통보하고 검사를 유도해 사안을 축소한다. 또는 다른 검사 과정에서 결함 부분을 선제적으로 수리해 고객이 인지하기 전에 문제를 해소한다. 즉 이러한 '선'을 넘어선 심각한 결함이 리콜로 이어진다.

일부 자동차업체는 리콜을 두고 "기업이 먼저 고객을 생각한 선제적 조치"라며 "대단한 결함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포장한다. 하지만 리콜은 자동차업체가 결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 행해진다.

이러한 리콜 명단에 현대자동차 이름이 수시로 등장한다. 더 큰 문제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신차에서 리콜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미국에 출시하는 차량마다 신차품질조사 1위를 기록, 세계적으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품질경영'을 선언한 이래 품질 혁신에 주력한 결과다.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운전대'를 잡은 이후에도 이 같은 경영철학이 이어져 현대차는 미국에서 신차품질은 물론 내구품질조사에서도 '강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인식변화가 요원하다. 당장 9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럭셔리 SUV 'GV80'은 출시 석 달 만에 두 번째 리콜, 세 가지 결함이 드러났다.

첫 번째 리콜은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2월 진행됐다. '스톱앤고' 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변속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드러나서다.

스톱앤고는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거나 가속페달을 밟으면 다시 시동이 걸리는 장치다. 

초기 생산한 GV80차종 823대에서는 이 결함으로 차량이 정지한 후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 운전자가 재시동을 걸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두 번째 리콜은 계기판 소프트웨어 오류로 주행 보조 제어기와 통신장애 발생 시 계기판에 차로변경 보조 기능의 고장 경고문구가 표출되지 않는 문제다. 이는 자동차 안전기준 부적합에 해당한다. 주행 보조 장치에 의지하는 경향이 큰 운전자에게는 운전 중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GV80에 장착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장치도 소프트웨어 오류로 제동 제어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간헐적이라고 하지만 자칫 다른 주차된 차량을 파손시키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이다.

출시 후 첫돌을 지난 쏘나타(DN8)는 상황이 더 심하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의 리콜이 나왔고 지난해 말에도 한 번의 리콜이 진행됐다.

먼저 지난해 말 쏘나타 하이브리드 2903대에서 엔진 ECU로부터 각 인젝터 센서류에 연결되는 컨트롤 배선과 히터호스 간 간섭으로 경고등이 점등될 가능성이 드러났다. 이 경우 이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운행하면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초에는 쏘나타 1만2902대에서 연료펌프 제어 유닛 내부 인쇄회로의 제조불량으로 전기회로가 단선돼 시동불량 또는 주행초기 시동꺼짐 가능성이 발견됐다.

지난달 생산된 쏘나타 2만2415대에서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장치 결함이 드러났다. GV80과 동일한 증상으로 간헐적이지만 자동 주차 중인 차량의 제동이 제어되지 않을 수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은 고가의 제품이기도 하지만, 운전자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완성도가 떨어지는 차량을 출시해 고객이 '베타 테스터'로 삼아 이를 수정해 나가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쏘렌토는 출시 한 달도 안 된 차량에서 간헐적 시동불량이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대해 기아차측은 "일부 차량에서 발견된 현상으로 간단한 TCU 업그레이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무상수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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