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1등 DNA 총집합…상품성 승부
대림산업, '아크로' 브랜드타운+기성불 제시
호반건설, '분양시기 선택제' 등 파격조건…역마진 각오

삼성물산이 제시한 신반포15차 재건축 '래미안 원 펜타스' 조감도./사진 = 삼성물산

오늘(23일)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 '운명의 날'이다. 총 641가구, 공사비 2400억원 규모로 대형 사업지는 아니지만, 삼성물산의 복귀 시험대, 호반건설의 강남 입성, 대림산업의 아크로 브랜드 강화 등이 걸려 있어 이목이 집중됐다.

삼성물산은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을 재개했지만 '래미안'이 갖는 브랜드 파워가 워낙 강해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많은 견제를 받았다. 실제로 단지 이름에 래미안이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집값이 주변 시세보다 높게 형성된 곳이 많다. 이에 일부 단지에서는 입주자회의에서 래미안 단지명을 더 크게 표기해달라고 요구하거나 단지명이 잘 보이게 조명을 설치해 달라고 삼성물산에 요구하기도 한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래미안의 강점을 살려 단지명으로 '래미안 원 펜타스'를 제시했다. 또 지역 내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계열사 기술력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을 내왔다. 클린수주를 위해 '상품성'을 강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서비스 플랫폼과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 공조기, 에너지사용량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음성으로 각종 스마트가전과 냉·난방, 환기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실현할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전도 제공한다.

에버랜드의 조경 노하우를 지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단지 내 조경을 맡고, 삼성웰스토리가 식음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스원은 입주민의 주거 안전을 위해 단지 내 지능형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에 맞서는 대림산업은 일대 최고가 아파트로 인기를 끈 '아크로 리버파크'를 앞세우며 아크로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단지명도 '아크로 하이드원'으로 정했다. 당연히 단지 설계와 각종 건축 자재 역시 최고급을 제시했다.

사실 상품성보다는 공사비 기성불 지급 요건이 더 파격적이다. 기성불 지급은 시공사가 공사 공정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발주처가 불안한 해외공사에서 주로 쓰는 형태다. 이 방식은 추후 공사비 증액을 놓고 다툼이 없고 금리 문제에서도 조합에 유리하다. 여기에 대림산업은 환급금 지급 비율 50%, 환급금 즉시 지급 등 금전적인 혜택을 강조했다.

호반건설은 역마진을 감수하겠다고 밝히며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사업비 대출이자를 연 0.5%로 경쟁사보다 낮게 제시, 사업지연 시 조합의 부담을 낮췄다. 또 조합이 선분양과 후분양 중 유리한 시기에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분양시기 선택제'를 내놨다. 무상제공 품목도 390억원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최고급 자재와 조경 등도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브랜드 파워 부족을 뛰어넘기 위해 실제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은 사업의 가치보다 각사가 기대하는 미래 가치가 더 크게 걸린 사업장이다. 수주전 과정에서 각종 비방전이 오가기도 했지만, 불법 수주전에 대한 정부의 감시 속에 치뤄진 만큼 승자가 결정되면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당조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시공권을 박탈당한 대우건설이 현재 계약해지 무효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소송 결과에 따라 새로 선정된 시공사의 수익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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