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영업손실 478억…2018년 1분기 영업손실 478억
순손실 취임 전보다 악화…올 1분기 -2270억
시장 전문가 "삼성중공업 전망 안갯속"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삼성중공업이 올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중국 블록 공장 가동 차질), 해양플랜트 부분(드릴십 재고자산 평가이익)을 제외해도 경상적자가 470억원이나 됐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삼성중공업의 전망이 여전히 '안갯속'에 놓여 있어서다.

또 일각에서는 남준우 사장이 벌여온 고강도 경영정상화 노력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 사장은 2018년 취임했다. 그는 취임 직후 임직원 급여삭감, 조직개편, 자산 매각을 비롯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펼쳤다. 희망퇴직의 경우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랐고, 수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었다. 심지어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남준우 사장 임기가 마무리되는 올해는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봐야 한다. 그러나 올 1분기 실적은 시장에 실망만 안겼다.

영업손실의 경우 남준우 사장 취임 첫해인 2018년 1분기와 동일한 478억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당기순손실은 2270억원으로 당시(595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그나마 매출은 1조8266억원으로 5800억원가량 늘었다. 이는 자체적인 경영정상화 노력보다는 세계적으로 LNG선 발주량이 늘면서 수주잔고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부실한 신규 수주 실적과 유례없는 국제유가 급락이란 악재를 만났다. 특히 드릴십 재고자산에 대한 하향 재평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드릴십(5기)은 계약가격 29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말 장부가치가 15억9000만달러로 반토막났다. 국제유가 폭락세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어 자칫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수도 있다.

또 올해 해양부문에서 수주를 노렸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가스전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등 대규모 프로젝트 역시 중단 또는 연기된 상황이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영업적자는 4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0억원 증가했다. 1분기 부진한 신규 수주로 비어가는 수주잔고는 현재 1.8년의 일감만 남았다"며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영업이익에서 드릴십 환평가이익 585억원 환입, 해양 프로젝트 추가비용 242억원 손실, 중국 공장 가동차질 145억원 손실, 인력확대와 드릴십 추가비용 210억원 손실 등을 반영하면 올 상반기까지 적자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전망은 안갯속"이라고 전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선물환 관련 리스크가 노출됐고, 1분기 수주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규모 LNG 수주계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와중에 남준우 사장은 삼성중공업에 함께 다니던 자신의 아들을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전환배치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또 그가 거제조선소 소장을 역임했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삼성중공업이 조직적으로 하도급 업체에게 '갑질'을 벌인 사실이 탄로 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과 법인 고발을 당했다.

이 기간 삼성중공업은 협력사를 상대로 ▲사전 서면 발급 의무 위반 ▲일률적 단가 인하로 하도급 대금 결정 ▲일방적으로 제조원가보다 낮은 단가로 하도급 대금 결정 ▲부당한 위탁 취소·변경 행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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