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식 칼럼]노년의 두려움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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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식 칼럼]노년의 두려움 극복하기
  • 우문식
  • 승인 2020.05.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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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식 커넬대학교 한국캠퍼스 학장.
우문식 커넬대학교 한국캠퍼스 학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월 5일을 제외한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은 성인의 날이며 중년, 노년을 위한 날이기도 하다. 최근 수명이 빠른 속도로 연장되면서 청년, 중년, 노년의 기준도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상태다(필자는 우리나라 노인 연령규정에 따라 노년을 65세 이상으로 함).

얼마 전 미스터트롯의 진(眞)이 된 임영웅 씨가 불러 인기를 얻었던 노년의 부부를 그린 <어느 60대 부부 이야기>의 원작자도 지금은 그 배경이 80대 이야기라고 한다. 노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가사도 과거의 추억 속에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지만, 이별이란 상실과 노년의 외로움, 미래의 불안과 두려움도 담겨 있다.

노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긍정적 경험(행복, 성취감, 자부심, 감사한 일들)을 음미하며 긍정정서를 배양시키며 더 건행(건강,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지만 대부분 과거에 대한 상실과 현실에 대한 무기력,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며 산다. 그중에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다. 그럼 어떻게 노년의 불안과 두려움을 줄이고 좀 더 건행하게 살아갈까?

공포 관리 이론을 나이 듦에 적용해보면 사람들이 필멸성을 떠올릴 때 어째서 단호하게 또는 방어적으로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관자놀이의 흰머리가 자선 단체에 돈을 기부하는 행위를 촉발하는 자극제일 수도 있다.


그 행위로 인해 기분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그 행위가 자신이 선해질 수 있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실제로 깨닫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올바른 인생을 살고 있다는 뿌듯한 느낌에서 위안을 얻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흰머리가 스카이다이빙을 시도하라는 행동 명령일 수도 있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고 자신이 언젠가는 죽겠지만 오늘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에 수반되는 신체적 쇠퇴를 반기는 사람은 없다. 지상에서 우리가 누릴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좋아할 사람도 없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사실을 차단하고 애써 무시할 수도 있다(인간은 시간의 99% 동안 바로 그렇게 하며, 그 덕분에 매일 매일 살아나간다).

아니면 그런 깨달음을 곤경을 이겨낼 기회,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건강 악화, 신체 능력 저하, 한정된 시간에 대한 깨달음을 자극제로 삼아서 우리는 행동을 취하고 자신이 남길 유산을 창조할 수 있다.

필자는 긍정심리상담코칭 중에 가끔 노인 내담자를 만난다. 그런 주제에 대해 상담하면서 내담자에게 매일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쓰거나 강점을 찾아 발휘하라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 삶의 사명 선언서를 써보라고 권하거나 날마다 자신에게 동기를 불어넣을 표어를 붙여 놓으라고 제안한다.

그런 표어에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에 늦을 때는 결코 없다', '하루하루가 선물이다', '행복은 만드는 것이다', '플로리시(번성, 지속적 성장, 행복의 만개)', '오늘 내가 한 행동은 어떻게 기억될까?'처럼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문장이 있다. 각자의 마음에 와닿는 단어와 문체로 표현하면 된다.

인간의 나이 듦(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가 시간을 지향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노년의 변화와 관련된 문제가 미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믿어왔다. 우리가 주로 미래, 즉 점차적인 건강 악화, 기력 쇠진, 그리고 죽음에 골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이 철저히 탐구한 결과를 보면 노년의 두려움이 반드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은 세 가지인데, 그 중 어느 것도 미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공통적인 세 가지 두려움은 다음과 같다.

1. 더 찬란한 과거를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옛날은 좋았고, 나이가 들면서 인생은 짧아진다. 한때 활력이 넘치던 우리는 이제 쇠약하다.
2. 잘못 살아온 과거에 대한 두려움 : 되풀이한 실수들이 바로 자기 자신과 자신이 남길 유산이 되며, 그 실수를 돌이킬 수 없다고 걱정한다.
3. 현재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자신의 한계, 자신이 저지른 실수, 자신이 바꿔온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첫 번째 두려움은 과거와 관계가 있다. 과거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예전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한때는 적극적이고 활기차고 희망차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는데 노년이 되어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목격하는 것은 때로 곤혹스러울 수 있다.

자신에게서 재미와 활기가 사라졌다는 느낌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나이 듦이 두려운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젊음의 눈부신 특성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에게서 적극성과 활력 등 주로 젊음과 결부된 특성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찾아내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특성을 별로 잃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겉보기에는 당신의 삶이 변했을지도 모른다. 더는 라이브 공연을 보러 일부러 외출하지 않을 수도 있고, 친구들과 어울려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시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적인 성격 특성은 거의 전부 그대로 갖고 있을 것이다.

스무 살 때 재미있고 쾌활한 사람이었다면 60, 70에도 당신은, 그 특성이 표면상 조금 변했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재미있고 쾌활한 사람일 것이다. 청년기에 자신의 어떤 점을 좋아했는지 나열해보라. 그리고 그 특성 중에서 지금도 갖고 있는 특성이 몇 가지인지 세어보아라.

취침 시각이나 매운 음식을 즐기는 식성 같은 세부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핵심 성격 특성(강점), 즉 자신의 재능, 강점, 기술, 미덕에 대해 숙고해보라. 장담컨대, 당신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과거의 당신과 더욱더 비슷할 것이다.

두 번째 두려움 역시 과거와 관계가 있다. 과거를 잘못 살았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이 두려움은 수많은 방식으로 그 추악한 머리를 치켜든다. 엉뚱한 결정이나 놓쳐버린 기회를 두고두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사람은 능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를 흘려보냈다고 안타까워한다. 10대와 20대의 특징이 희망을 품고 꿈을 꾸고 능력을 쌓는 것이라면 30대와 40대, 50대 이후에는 그 꿈을 실현하고 그 능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25세에 당신은 소설을 한 권 쓰겠다는 꿈을 꾸었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 꿈을 이룰 시간이 충분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40, 50대에 당신은 그 꿈을 너무 오랫동안 외면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20대에 당신은 완벽한 짝을 만나 결혼했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희망을 품었는데, 40대에는 그 완벽한 짝과 5년 전에 이혼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과거에 저지른 실수와 놓쳐버린 기회는 모든 사람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중년에 이르러 어쩔 수 없이 그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또 한 번 말하지만, 우리가 과거를 다루는 방식은 대체로 선택의 문제이다.

실수에 골몰하고 엉뚱한 결정을 내린 자신을 비난하고 꿈꾸던 소설을 쓰지 못해서 애통해할 수도 있고, 그 경험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실패, 실망, 실수는 우리가 성숙해지고 지혜를 쌓고 궁극적으로 더욱 효율적인 인생을 사는 데 꼭 필요하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우리가 겪은 곤경, 문제, 실패는 각자의 인생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의미와 배움으로 충만한 요소들이다. 지난날의 엉뚱한 결정을 이유로 자신이 잘못 살아왔다고 믿는 사람에게 노년은 그 경험을 교훈 삼아 현재를 올바로 살아갈 이상적인 출발점이다.

꿈을 이루지 못했거나 자신의 진정한 열정을 너무 오래 외면했다는 이유로 과거를 잘못 살았다고 믿는 사람에게 노년은 그 꿈을 실현하고 열정을 추구할 훌륭한 기회이다. 노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위기감이다. 당신은 자신의 꿈과 관련해서 이 위기감을 이용할 수 있다. 노년의 위기감을 자극제로 삼아 자선을 베풀고 소설을 쓰고 꿈꾸던 여행을 떠나라.

마지막 두려움은 현재와 관계가 있다. 현재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할 때 누구나 느끼는 불안감, 자신을 정직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의 어려움을 의미한다.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도 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인정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 좌절과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그것을 이겨내고 전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좌절과 실패를 통해 중요한 인생 교훈을 배울 수 있다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지난 실수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 문제의 일부이다. 현재의 긍정적인 사건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한 예로,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는 이유로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얻은 자유와 책임은 스트레스로 직결되었고 정체성을 상실한 느낌으로 이어졌다. 책임을 철저히 완수하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다.

당신은 정직한 피드백, 인정하기, 관점의 전환 기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노년의 두려움 극복하기에 대해 알아봤다. 필자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노년에 좀 더 건행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선 건강과 행복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WHO는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웰빙 상태라고 했다. 신체적 고통의 부재뿐 아니라 심리적 건강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2003년 행복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긍정심리학을 우리나라에 첫 도입해서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긍정심리학 연구를 통해 인생 전 주기 행복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행복은 막연한 기대나 맹목적 집착, 완벽한 행복추구, 불행의 부재가 아닌 긍정심리학의 행복 도구들을 통해 연습과 노력으로 만드는 것이다.

긍정심리학의 행복 도구들을 통해 두려움 없는 더 건행한 노년을 만들어 가길 바라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글이 필자의 내담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듯이 노년을 살아가고 계신 많은 분께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필자소개]

Dr. 우문식, 2003년 긍정심리학 우리나라에 최초 도입, 전 안양대학교 교수, 현 커넬대학교 상담심리학 교수, 커넬대학교 한국 캠퍼스 학장, 한국긍정심리연구소 소장, 한국긍정심리협회 회장, 긍정심리상담코칭센터 소장, 권영찬 닷컴 수석 강사. <Dr. 우문식의 긍정심리상담코칭(치료)15회기> 창안자, <긍정박사 우문식의 긍정심리 행복전문 강사 양성 과정> 창안자,<<행복은 만드는 것이다>>, 베스트 셀러 <<행복 4.0>>, 긍정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외 다수 저자, 현재, 긍정심리치료 15회기로 우울증, 불안증, 죄책감, 무기력,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리적 증상자들을 대상으로 개인과 집단, 긍정심리상담코칭을 하고 있으며, 긍정심리상담코칭과 긍정심리치료사를 양성하고 있다. 또한 긍정심리치료 15회기가 회복력과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또 다른 분야의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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