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공사, 노사 합심 '물품 구매 비리'…이종덕 사장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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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공사, 노사 합심 '물품 구매 비리'…이종덕 사장 몰랐나
  • 지현호 기자
  • 승인 2020.05.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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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공사 "법·규정보다 노사 합의가 우선"
대구시 "감사결과 이행여부 점검해 강력 조치"
이종덕 대구도시공사 사장./사진 = 대구도시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이종덕 대구도시공사 사장./사진 = 대구도시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대구도시공사(사장 이종덕)가 '물품 구매 비리'로 적발되고도 대구시의 감사결과를 묵살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사가 합심해 조직적인 범법행위를 벌이고도 자체 인사위를 열어 경징계를 내리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해 대구시가 관련자를 직접 문책하고 비리 책임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올해로 3연임을 하며 9년째 대구도시공사를 이끄는 이종덕 사장에 대한 책임론도 나온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도시공사는 2019년도 정기 종합감사에서 노트북 166대, 태블릿PC 13대 회수, 1억5700만원 감액, 직원 13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 처분을 받았다. 이 중 간부직원 2명에게는 중징계를 지시하며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대구도시공사는 물품에 대한 회수 요구를 사실상 묵살하고, 간부직원 2명에게는 '감봉 1개월'이란 경징계만 내렸다.

대구시의 종합감사를 묵살한 셈이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번 건은 재작년 대구도시공사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직원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노사합의로 이뤄진 것"이라며 "공기업이니만큼 성과급을 줄 수 없어 노트북·태블릿PC 등 물품을 지급하게 됐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구도시공사가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물품 구매' 명목으로 이를 구매해 지급한 점이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을 법과 규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 아닌 '꼼수'를 통해 추진하다 보니 조직적인 불법행위가 벌어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대구도시공사는 노트북 166대·태블릿PC 13대, 총 2억1912만원 상당의 구매계약을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처리했다.

기획재정부의 입찰·계약 집행 기준에는 용역이나 물품구입 시 2000만원 이상이면 수의계약이 아닌 입찰을 시행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2억원이 넘는 대규모 계약은 일반공개입찰로 진행해야 했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노조에서 TF를 구성해서 제품 구입을 추진했는데 대기업 제품을 선호해서 한 기업의 제품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덕적 해이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심지어 대구도시공사는 이 과정에서 노트북 등 특정회사 물품 구매 시 대구시에 계약심사를 요청해야 하지만 이를 생략했다.

기획단계부터 불법으로 이뤄진 계약인 만큼 대구시의 승인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국 대구시 감사에서 대구도시공사의 전횡이 드러났다.

시는 노트북과 태블릿PC, 전량 회수, 1억5700만원 감액 처분, 관련 직원 13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특히 간부직원 2명은 중징계, 3명은 경징계처분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구도시공사는 이마저도 무시했다. 노트북과 태블릿PC는 나누어 가진 직원들이 여전히 사용 중이고, 중징계 지시를 받은 간부직원 2명은 감봉 1개월이란 경징계에 그쳤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미 직원들에게 나눠준 제품을 회수할 수 없어, 어떤 직원이 제품을 가졌는지 물품관리 대장에 적어두고 직접 관리하게 했다"며 "징계부분은 자체 인사위원회에서 경징계로 처분을 해 그대로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의 지시를 무시하고 자체적으로 솜방망이 처벌한 것에 대해 대구도시공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회수 지시를 한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며 노사가 합의해 이뤄진 물품구입 건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노사가 합심해 불법행위를 벌이고 이에 대한 대구시의 감사결과 조차 묵살한 셈이다.

이는 이종덕 대구도시공사 사장이 이번 사태에 관련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종덕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출신으로 2012년부터 임기를 시작해 무려 9년째 대구도시공사 사장을 연임하고 있다.

지난해 연임 당시에는 시민단체에서 절차상 문제와 비리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재임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구매 비리는 심각한 수준의 범죄행위임에도 제 식구 감싸기 징계가 그대로 재현됐다"며 "토지 등에 대한 보상을 주요 업무로 하는 도시공사가 직원 이익을 위해 온갖 규정을 위반하면서 계약 비리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 감사실 관계자는 "대구도시공사가 자체 인사위원회 결정사항으로 시의 종합감사 결과를 이행하지 않은 부분의 위법 여부는 관련 법령 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불법 구매로 지급된 노트북·태블릿PC는 전량 회수해 회사에서 보관하며 업무용으로 물품관리대장을 통해 이용돼야 한다.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구도시공사가 대구시의 감사 결과를 정확하게 이행하지 않으면 연말 감사 이행실태 점검을 통해 조사해서 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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