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나 홀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되도록 마주치지 말자'라는 게 A씨 말이다. 

A씨처럼 비대면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언택트 사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

언택트(Untact·비대면)는 대면 서비스에 부담을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를 넘어 넓은 연령층에서도 중량감 있는 키워드가 됐다. 유통, 금융부터 외식, 숙박 등에서도 언택트를 표방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업계 등 전문 영역으로도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21일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전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언택트 서비스 소비자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언택트 소비 비중은 코로나19 이전보다 1.6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언택트 서비스 이용 경험은 금융, 구매(배달, 키오스크)가 각각 26.9%, 25.0%로 가장 높았고, 향후 중점 육성 분야로는 원격의료(24.7%), 원격근무(21.8%)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언택트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혁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9.9%였다. 우리나라의 산업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응답 또한 높은 수준(77.2%)으로 평가됐다. 

응답자 88.3%는 원격의료에 찬성(적극 찬성 16.1%, 단계적 도입 30.4%, 환자별 찬성 41.8%)하고 있으며, 그 이유로는 의료기관 접근성 향상(27.5%), 만성질환자 건강관리(27.4%)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원격의료가 합법화된다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인은 정보보안 기술개발과 제도화(22.9%)라고 응답했다.

배영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언택트 사회가 뉴노멀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을 통한 새로운 
성장모멘텀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언택트 사회가 이어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혼자 볼게요" 유통업계 파고드는 언택트

유통업계는 일찌감치 언택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 사례가 이니스프리다. 이니스프리는 2016년  '혼자 볼게요' 장바구니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직원 없이 혼자 쇼핑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를 배려한 서비스다.

사전에 정보를 확인하고 온 고객들은 자신만의 쇼핑을 즐기고, 점원들도 제품 추천, 피부진단 서비스 등이 필요한 고객에게 더 집중할 수 있어 방문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초기 5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후,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전국 40개 이상의 매장에 적용됐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안내 로봇을 매장에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쇼핑 도우미 로봇 ‘엘봇’을 통해 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 데스크 이용을 돕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무역센터점과 신촌점에서 매장 안내를 위해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 중이다.

◇주문도, 배달도 안 보고 '톡'

외식업계에서도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들은 간편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음식점 대상의 모바일 주문 및 결제 기능에 주력하는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카카오톡 챗봇을 활용한 간편 주문 솔루션 ‘챗봇 주문’을 공개하고, 자체 챗봇 설계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행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모바일로 스캔해 메뉴 확인, 주문 및 네이버페이를 통한 결제까지 가능한 ‘테이블 주문’을 선보였다.

◇금융권도 언택트 서비스 '확대일로'

금융업계도 언택트 서비스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상품 가입과 상담, 보험료 납부까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카카오톡 채팅상담 서비스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과 미래에셋생명 상담원이 카카오톡을 활용해 보험금 청구, 대출 등 현재 콜센터 연결과 지점 방문을 통해 상담하는 모든 업무를 채팅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상담원 1명 당 동시에 3~4개의 채팅창을 띄워놓고 상담할 수 있어 고객의 대기시간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교보생명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고객상담 챗봇 구축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내 교보생명은 카카오 AI 챗봇을 활용해 고객 상담을 위한 비대면 채널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교보생명 고객은 언제 어디서든 카카오톡 채팅으로 손쉽게 상담하며 정확도 높은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교보생명은 가입심사 자동화 시스템 'BARO' 등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면서 보험사들도 각종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문화로 인해 보험사들의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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