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독일의 레스토랑, 카페, 바, 호텔, 피트니스 센터, 클럽 등의 영업에 제재가 가해진지도 어느새 두 달이 지났다. 800제곱미터 이하 규모의 상점, 학교, 미용실 등이 서서히 영업을 재개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레스토랑이나 카페와 같이 음식을 판매하는 곳은 포장만 가능할 뿐 여전히 정상 영업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레스토랑에도 일상의 기운이 들어서고 있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영업 개시 가능일의 차이가 있지만 지난 5월 15일부터는 레스토랑 영업이 허가됨에 따라 포장 뿐만 아니라 음식점 안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여기에는 물론 엄격한 규정이 따른다.

우선 1인 당 5제곱미터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100제곱미터 크기의 레스토랑의 경우 20명의 손님만을 받을 수 있다. 또 테이블 간 간격도 1.5내지 2미터 이상 간격을 두고 있어야 하며, 음식점 입구, 화장실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어야 한다. 

손님들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 때를 제외하고, 음식점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화장실 등에 가기 위해 이동할 때에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사장과 직원들은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또 테이블도 이전처럼 하나의 테이블에 여러 사람이 모여 앉을 수 없고, 큰 테이블을 '옆으로 나란히'가 아닌 '마주보고 나란히' 붙여서 큰 정사각형에 가깝게 만든 후 같은 테이블 안에서도 서로 공간을 확보하여 앉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식탁보도 사용할 수 없고, 만일 사용을 원한다면 일회용 식탁보를 사용한 후 한 테이블의 고객이 떠나면 바로 버려야 한다. 메뉴판도 기존의 책자 형태의 메뉴판이 아닌 QR코드를 활용하여 개인이 핸드폰으로 직접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거나 이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일회용으로 종이에 프린트하거나 작성하여 나눠줘야 한다. 물론 손님이 오기 전, 떠난 후 자리를 소독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번거로운 규칙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은 햇살이 좋은 주말 오후 시내로 나와 레스토랑 테라스 석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물론 코로나 따위 관심도 없다는 듯한 태도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조심 조심 한 걸음씩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이들을 주춤하게 하고는 있지만, 대체로는 규칙을 지키며, 다시금 소중했던 일상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수요일에는 필자 또한 용기를 내어 레스토랑에 한 번 방문해보았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식점에 들어서면 입구에는 사장님보다 손 소독제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손을 세정하고 미리 예약된 귀퉁이 자리로 가자 종업원이 메모지와 볼펜을 가지고 와서 모든 손님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갔다. 혹시나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감염 경로 파악을 위해서였다.

두 개의 테이블을 넓게 붙여서 멀찍이 떨어져 앉은 우리에게 종업원이 다시 주문을 받으러 왔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멀찍이 거리를 두고 주문을 받고 떠났고, 음식을 가져올 때에도 그가 우리 옆 빈 테이블에 음식을 두면 우리가 그것을 다시 우리 테이블로 옮겼다. 중간 중간 화장실 갈 때에는 마스크를 다시 썼고, 화장실에서 나올 때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규모가 꽤 큰 음식점에 우리를 포함하여 총 세 테이블이 있었는데 각자 한 귀퉁이씩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그 거리가 3미터는 족히 될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은 현금보다는 접촉이 적은 카드를 활용했다.

오랜만에 찾은 소중한 일상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새롭게 일상으로 등장한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았다. 적어도 코로나 백신이 완성될 때까지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우리의 삶의 필수 요소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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