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재 코치
나성재 한국코치협회 코치

'KBS 아침 마당'에 둘째 이모 김다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신영이 출연해 트로트 신곡 ‘주라 주라’를 열창했다. 하지만 그곳에 김신영은 없고 김다비만 있었다. 

김신영은 본(本) 캐릭터이고 김다비는 부(副) 캐릭터다. 

자신을 김신영의 둘째 이모라고 천연덕스럽게 자신을 소개했다. 골프 복장을 하고 중년 여성의 느낌을 어찌나 코믹하게 잘 소화하는지 한참을 웃었다. 

유재석의 유산슬, 박나래의 조지나 등 바야흐로 '부캐'의 시대다. 

부캐라는 생소한 신조어를 처음 듣고 페르소나를 떠올렸다. 사회 행동 규범에 따르기 위해 자신 진짜 모습 위에 쓴 '가면' 말이다. 하지만 부캐는 페르소나가 주는 어두움 느낌이 아니라 밝고 유쾌하다. 페르소나의 가면이 억지로 쓴 가면이라면 부캐는 무도회장에서 호기심과 즐거움을 주는 신나는 가면 같다. 이렇게 신나는 부캐라면 한 두 개쯤은 키워보고 싶기도 하다.

부캐를 키우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부캐를 키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3가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첫째 자신의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시민연극단에서 연기를 배운 적이 있다. 공연 준비를 위해 각자 맡은 역을 연습할 때였다. 참가자 모두 연극의 초보라 연기가 어설프기만 했다. 연출가는 모든 연습생을 연습실 양 끝에 세운 후, 각자 낼 수 있는 에너지의 150% 이상을 내서 대사를 고함치듯이 외치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는 자기 본캐의 에너지 안에서 갇혀서 높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연극 속의 부캐를 소화해 낼 수가 없었다. 사람이 현재의 나를 탈피하는 것은 로켓이 중력을 뚫고 올라갈 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닌 듯했다. 

둘째는 유연성이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하는, 세상을 대하는 자신만의 고유의 태도가 있다. 이 태도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 부캐를 만들 수 없고 본캐의 테두리에만 머무르게 될 것이다. 삶의 태도를 바꿔보는 것은 유연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호기심이다. 사람이 변하려면 현재의 자신에게 불만족스럽거나 아니면 다른 것에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호기심이 없으면 변화를 추구하지 않게 된다. 강한 호기심은 본캐를 떠나서 다른 나를 탐색해 볼 동기부여가 되고 용기를 준다.

자신의 본캐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긴 인생을 하나의 본캐로만 살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특히 자신의 본캐가 간절히 원했던 것이 아니라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넘치는 에너지와 유연성 그리고 호기심으로 내가 살고 싶은 또 다른 나, 부캐를 한 번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현 CTP(Coaching To Purpose Company)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오는 6월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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