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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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이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사용하는 지출은 일반세대의 지출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위해 생활비를 줄이거나 심지어 돈을 빌리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하반기 반려동물을 키우는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장애인) 6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밝혔다.

참여자들은 동물을 좋아해서(29.7%), 외로워서(20.4%), 우연한 계기(17.6%)가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 요인이었으며 이들은 반려동물로 인해 책임감 증가, 외로움 감소, 삶의 만족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의 경우 동물을 좋아해서(58.8%)로 가장 높았으며, 70대(31.1%)와 80대(24%)는 외로워서 키우게 됐다는 반응이 높았다.

또한 이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책임감 증가 ▲외로움 감소 ▲삶의 만족 ▲생활의 활기 ▲긍정적 사고 ▲스트레스 감소 ▲운동량 증가 ▲대화증가 ▲건강 향상 ▲자신감 향상 순으로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취약계층이 반려동물에게 월평균 지출하는 비용을 조사한 결과, 반려견의 경우 13만 8,437원이며 반려묘는 12만 4,346원으로 2018년 양육실태조사의 일반세대 지출비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취약계층은 반려동물을 양육하기 위해 생활비를 줄이거나(37.7%), 신용카드로 처리(22.7%), 돈을 빌리거나(7.8%), 치료를 포기(4.5%)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이들 중 62.1%가 반려동물 관련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들은 반려견을 키우는 것과 관련해 병원비(23.8%), 사료 및 간식비(15.8%), 미용 및 관리용품비(14.2%), 순으로 지출 부담을 느꼈으며, 반려묘의 경우 위생관리(22.7%), 병원비(20.5%), 사료 및 간식비(14.8%)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시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 ▲노원구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중위소득 50% 이하) 100명, 반려동물 200마리를 대상으로 동물의료뿐 아니라 동물교육·위탁 서비스, 반려인의 정신건강 상담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운영기관인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조합은 사회복지관, 정신건강복지지원센터,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람과 동물 모두를 위한 통합복지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이번 실태 조사와 지원사업의 결과를 토대로 취약계층 반려동물 복지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반려동물과의 건강한 유대는 취약계층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 서울시도 선진국의 여러 도시와 같이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지원에 관한 제도와 지원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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