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리스트

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심각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건강한 생활을 돕는 제품의 수요가 높아지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도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건강한 생활을 도와주는 식품에는 건강 식품, 영양 보조제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일본에서 가장 경쟁이 뜨거운 곳은 ‘기능성 표시 식품’이다. 기능성 표시 식품이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식품의 기능과 특정 효능을 강조하는 건강보조식품을 의미한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기능성 표시 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1895억엔 (2조 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 성장했다. (기능성 표시 식품은 구체적으로 안정성 및 유효성에 관한 인체시험이 필요한 ‘특정보건용 식품’과 인체 시험 없이 관련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면 되는 ‘기능성 표시 식품’으로 나뉘나 여기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능성 표시 식품’으로 통일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마시는 음료와 식품에 특정 기능을 첨가하여 ‘일상에서 챙기는 건강’을 콘셉으로 많은 회사들이 기능성 표시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음료를 중심으로 시작된 기능성 표시 식품이 지금은 과자, 간장, 요구르트, 된장 등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로 확대되고 있다. 

왜 많은 기업들이 기능성 식품을 출시하는 것일까? 

우선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소비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의 많은 산업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소비자 수가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시장 규모가 축소하거나 정체를 면치 못한다. 성장을 위해 기업들은 필사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를 통해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령화로 인해 건강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100세까지 사는 것이 당연시되는 시대가 되면서 ‘건강 수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소비자들 또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방법을 찾고 있다. 

이러한 인구 변화와 소비자들의 인식, 기업들의 마케팅이 맞물려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표시 식품이 탄생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성 식품 몇 가지를 살펴보자.
  
◆치매를 예방하는 음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능성 음료는 혈당, 지방, 당질, 혈압 등을 낮춰주는 음료이다. 식사할 때 함께 마심으로써 식사 중 섭취하는 혈당을 낮춰준다거나, 식사 후 중성지방의 흡수율을 낮춘다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의 혈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첨가한 다양한 종류의 차, 사이다, 비타민 음료 등이 계속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신체 뿐만 아니라 뇌에 도움이 되는 음료도 있다. 아사히 음료는 나이가 들수록 저하되는 인지기능과 주의력을 유지하고 계산 작업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는 성분을 커피, 녹차 라떼 음료 등에 사용하여 ‘뇌 활성화’를 컨셉으로 한 다양한 음료를 선보였다. 자주 깜빡하는 중장년층을 주된 타깃 그룹으로 개발하였으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오후에 마시기 좋은 음료로 젊은층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맥주를 마시는데 뱃살이 줄어든다고? 

요즘같이 더운 여름 밤에는 늘어나는 뱃살이 걱정되지만 시원한 맥주 한 잔의 유혹을 참기 어려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최근 일본에는 뱃살 걱정 없이 마실 수 있는 무알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맥주 3사 (기린, 산토리, 아사히)는 작년 10월 일제히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는 무알콜 맥주를 출시하였다. 가장 먼저 시장을 개척한 기린 맥주의 ‘카라다 프리 (カラダFREE)’라는 무알콜 맥주는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첨가된 맥주이다. 그 전에도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 무알콜 맥주는 시장에 존재했지만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는 맥주는 처음이었다. 기린 측에 따르면 ‘기린 카라다 프리’를 200명의 성인 남녀에게 매일 1캔을 12주 동안 마시도록 한 결과 배 주위의 총 지방(내장 지방과 피하 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기린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산토리 맥주 또한 로즈힙에서 추출한 성분을 함유하여 배 주위의 지방을 줄여 주는 효과가 있는 ‘몸을 생각하는 산토리 올 프리’를 발매하였다. 아사히 맥주 또한 식사 후 혈중 중성지방의 상승을 완화하는 기능을 포함한 ‘아사히 헬시 스타일 (Healthy Style)’을 선보였다. 

음료와 맥주를 넘어 최근에는 유산균을 포함한 초콜렛, 미백 효과가 있는 요구르트 등 식품 카테고리에서도 기능성 식품 개발이 한창이며,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어차피 먹고 마셔야 할 음료와 식품이라면 기왕이면 몸에 좋은 제품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가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면역력과 건강에 신경 쓰는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며 기능성 식품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