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일수록 미래 성장동력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정공법이다. 이번 투자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전기차 산업의 벨류체인과 생태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 7억2700만달러(약 8900억원)를 투자,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내놓은 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에 2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 위해 7억2700만 달러를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2 공장은 11.7GWh 규모로 건설될 예정으로, 올해 7월 착공해 2023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착공한 1공장은 2022년 양산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에 1~2공장을 세우기 위해 투자한 총 금액은 3조원에 이른다. 최근 이 대규모 사업에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비자에 꼼수를 부리다 '딱' 걸렸기 때문이다. 미국정부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 건설현장에서 현지 협력업체의 불법 노동을 적발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조지아주 공장 건설 사업장 취업을 목적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한국인 33명을 지난달 무더기로 적발해 추방 조치했다. 

CBP는 미국 시민 및 외국인의 출입국 관리와 세관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연방정부 기관이며, HSI는 여행, 무역, 이민 등과 관련된 범죄조직 소탕을 목적으로 조직된 국토안보부 산하 수사기관이다.

CBP는 이들의 불법 입국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지난해부터 조지아주(州) 커머스시(市)에 조성중인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현장에 일할 인력들을 불법 입국 시키려고 한 것을 적발했다고 알렸다. 

CBP는"이들이 조지아주 건설회사와 배터리공장에서 불법적으로 노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짜 고용 서신(letters)을 지참했다"며 '범죄조직(criminal network)'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조사결과 한국인 33명은 2개 조로 나눠 대한항공 직항기를 타고 2~3일 간격으로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CBP에 적발됐다. CBP는 이들 2개 조와 연관된 43건의 무비자(ESTA) 입국 신청서도 함께 취소했다. 

이들은 CBP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숙련된 기술을 2~3개월 건설현장에 제공하고 6~7만 달러를 받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CBP는 이들의 입국 관련 서류를 압수하고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따라 이들을 전원 한국으로 강제 출국조치 했다.

CBP 측은 발 빠른 대처로 해당 지역 미국인들의 취업 기회를 보호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 내 외국인 노동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관련 내용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있을 미국 비자와에 관계에서도 이번 SK이노베이션 사건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관련 SK이노베이션 측은 "협력사에서 추진한 일이기 때문에 관련없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수많은 협력업체를 다 관리할 수 없다"라면서 "협력업체에서 인력 관리는 하고 있다. SK에서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가 더 남아있는지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지만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태가 엄중한 점으로 보고 법무부에서 나선 것에 대해서 "그룹 내부로 얘기가 나온게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홍보팀으로 내려온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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