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리스트 

젊은층을 타깃으로 역 가까운 곳에 점포를 열고, 세련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하고, 손님이 직접 커피를 픽업하는 등 셀프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여 인건비를 줄이고, 가능한 회전율을 높인다. 아마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커피숍을 잘 운영하기 위한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업계의 상식과 정반대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커피 전문점이 있다. 일본의 코메다 커피 (Komeda Coffee) 이다. 코메다 커피는 약 50년 전인 1968년, 일본의 나고야에서 창업했다. 현재 약 870개의 점포를 운영, 일본에서 스타벅스와 도토루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점포 수를 자랑하고 있다. 

코메다 커피는 중장년 고객을 메인 타깃으로 마치 옛날 다방 같은 느낌의 매장 분위기를 풍기며 주문도 직원이 직접 받는다. 주로 넓은 주차장을 가진 교외 지역에 위치하며 아침 시간에는 커피를 주문하면 토스트와 삶은 계란을 서비스로 준다.  

코메다 커피는 오래 있어도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곳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메다 커피는 자신들의 사업을 이렇게 정의한다. 
“부담없이 식사할 수 있고, 쉴 수 있는 장소” 
“코메다는 커피숍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자리를 빌려주는 곳’이다.”

◇나고야의 커피 문화 전국으로 

코메다 커피의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에 우선 코메다 커피가 탄생한 나고야라는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나고야는 도쿄, 오사카에 이어 일본에서 3번째로 가장 큰 도시이며, 커피숍과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이다. 음식점 중 커피숍과 찻집의 비중이 일본 전국 평균 25%이나 나고야는 그 비중이 40%에 달한다. 

나고야는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 땅 값이 싸고 월세가 저렴하여 커피숍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런 상황에서 커피숍들은 다른 곳과 차별화하고자 빵을 무료 서비스로 제공한다던가, 잡지를 비치해 놓는다던가 등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나고야 주민들도 아침에 일어나면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집 앞의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서비스로 딸려 나온 토스트를 먹고 천천히 신문을 읽으면서 몇 시간이고 보내는 것이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나고야의 전형적인 커피숍 문화를 전국적으로 전개한 곳이 코메다 커피라고 할 수있다. 

◇중장년층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카페 

나고야의 커피 문화를 대변하는 코메다 커피는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았다. 특정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음식점이나 커피숍이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하면 좀 더 많은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많은 체인 점포들이 비슷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코메다 커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좋아할만한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였다. 

매장 내부는 마치 옛날 다방과 비슷한 느낌이다. 편안한 느낌이 나는 목재를 주된 인테리어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의자는 편안한 시트를 사용하고 테이블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해 놓아 눈치보지 않고 얼마든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모닝 세트는 커피와 함께 토스트와 삶은 달걀이 나오며 음식 메뉴의 종류도 풍부하고 양도 많다. 점내에 신문이나 잡지를 배치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한 전략이 다른 커피숍과 차별화가 되어 40~50대가 뿐만 아니라 다른 연령층에서도 코메다를 찾기 시작한다. 손님이 오래 머물면 수익성이 나쁠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코메다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25~30%에 머물고 있다. 이는 독특한 프랜차이즈 전략때문이다. 매출 대비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의 좌석 수에 따라 고정된 로열티를 지불한다. 즉, 로열티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매출 증가분은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가 가져가는 수익 구조인 것이다. 또한 점주에게 재량권도 부여하기 때문에 지역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메뉴를 점포에서 자체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독특한 시스템으로 인해 점주들은 스스로 동기부여 되어 매출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커피타임에 금융 자산을 늘리다

최근 코메다는 증권회사인 다이와 증권과 콜라보한 점포를 선보였다. 1층은 코메다 커피숍, 2층에는 다이와 증권이 자리잡고 있다. 커피숍의 각 테이블에 금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 단말기를 설치하고 금융 관련 서적과 다이와 증권 상품의 안내 책자를 점포 내에 비치하여,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금융 관련 정보를 검토하고 2층의 증권회사를 방문하게 하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주가 및 금융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 가능하게 되면서 고객이 증권사를 방문할 필요성이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기존 증권사 고객을 코메다 커피로 유도하여 방문 빈도를 늘리려는 의도이다. 또한 증권사를 방문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코메다 커피에서 금융 자산에 대한 지식을 쌓게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러한 콜라보의 기획은 다이와 증권 측에서 먼저 제안하였는데, 스타벅스가 아닌 코메다 커피에 제안하였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어느 정도 금융 자산이 있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코메다 커피, 고객이 편하게 몇 시간이 시간을 보내는 코메다 커피야말로 증권사가 타깃으로하는 고객층에게 금융 상품의 판매를 유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일 것이다. 

일본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이지만 중장년층과 고령자가 마음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은 흔해 보이지 않는다. 코메다 커피처럼 중장년층을 적극적으로 불러들이는 전략은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에게 있어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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