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주거비 등 기본 생활비 부담 커
저축 못 하는 청년층, 1인 가구 확산 배경

청년층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청년을 위한 제도 확대 등을 펼치고 있지만, 기본적인 생활에서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2019년 기준 청년층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 조사(만 19세 이상~34세 이하 청년 3018명 대상)에 따르면 청년층의 총생활비는 평균 242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생활비에서 청년 1인 가구는 24.1%를 주거비로 소진한다. 전체 가구는 10.4%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많은 비용을 주거비로 쓰는 셈이다. 

식비는 어떨까. 청년 1인 가구는 34.0%를 전체 가구는 37.4%를 식비로 사용했다. 오히려 청년 1인 가구의 식비가 적었다. 이는 불규칙, 불균형적인 식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비도 1인 가구는 9.8%로 전체 가구(11.7%)보다 낮다. 경제적으로 압박감이 큰 청년 1인 가구는 자기개발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반면 문화·여가비는 비슷하다. 전체 가구는 8.5%, 1인 가구는 8.4%를 지출했다. 

청년 1인 가구의 소득 대비 지출 비율은 64.3%나 된다. 전체 가구는 51.7%다. 무려 12.6%포인트나 높다. 이는 청년 1인 가구가 저축 등 미래를 대비한 자산을 형성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방증이다. 

청년시절부터 결혼, 출산, 주택 마련 등을 위한 자금을 모으기 어렵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비혼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한 원인이 되고 있다. 

심지어 청년층 상당수가 부채를 지니고 있다. 총부채 규모는 6577만 원으로 전체 청년 가구의 부채 규모에 비해 세 배 정도 많았다. 부채 유형별로도 관련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경우를 기준으로 보면, 주택 관련 부채가 가장 많은 8416만3000원이었으며, 학자금부채 역시 875만원으로 높았다. 

청년층은 고용난도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와 30~39세 청년 취업자 1인 가구는 각각 1만3000가구, 1만5000가구에 그쳤다.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에 그쳤다. 전체 1인 가구 취업률과 비교해보면 비중은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제조업 등이 고사하고 있어 청년층의 실업률 역시 위기에 놓여 있다. 

청년층의 위기감은 최근 접수를 시작한 서울시의 청년월세지원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접수와 동시에 인파가 몰려 무려 3만4201명이 월세지원을 신청했다. 시가 밝힌 지원규모(5000명)의 7배가량 많은 규모다. 

거주 환경도 신청자의 절반가량이 단독·다가구주택에 살고 있었다. 직업군은 사무직이 25.5%로 가장 많았지만, 무직자가 19.3%나 됐다. 5명 중 1명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청년 독립 1인 가구는 모든 지출 항목에서 다른 청년 가구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소득 대비 지출 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위기 혹은 미래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정부는 청년 지원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확대와 보완을 하고 있지만,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 1인 가구는 소득 대비 지출이 많고 식비, 주거비 등 기본적 생활비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기본 생활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제안되고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가구의 부채 부담을 경감해 주는 과감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조사에서 보듯이 청년 부부 가구 등은 결혼 이후 주택 마련 관련 부채와 더불어 학자금 부채에 대한 부담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부채 부담은 청년 가구의 소비가 줄어들게 하거나 향후 출산 등 자녀를 양육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저출산대책의 일환으로 자산을 지원하는 방안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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