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경고등①] 어느 청년의 죽음…심각성 더해진 고독사, '맞춤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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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경고등①] 어느 청년의 죽음…심각성 더해진 고독사, '맞춤 대책' 시급 
  • 지현호 기자
  • 승인 2020.07.16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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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사진 = 픽사베이
자료사진./사진 = 픽사베이

고독사가 해마다 늘고 있다. 범위도 독거노인을 넘어 중장년층, 청년층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세를 감안하면 고독사 문제는 갈수록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정부는 고독사 관련 통계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차원에서 저소득 독거노인을 위한 돌봄서비스, 기초생활비 지원 등 간접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일본 등 해외에서는 고독사가 급격히 늘면서 심각한 피해를 겪고 관련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고독사에 대해 돌아보고 서둘러 체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고독사 발생 현황과 국내·외 대응, 전문가가 바라본 고독사 대응방안 등을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 1937년생 남성 박 모씨는 지난 5월 인천 미추홀구 일원에 자택에서 고독사했다. 사인은 심폐부전 등 노쇠로 인한 병사로 추정된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박 씨는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됐다.

#. 1960년생 남성 최 모씨는 지난 5월 강원도 강릉시 한 주택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된 최 씨 역시 홀로 죽음을 맞았다.

#. 1980년생 남성 권 모씨는 지난 3월 거주지인 대구 달서구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무연고 상태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은 채 수일간 방치된 상태였다. 

고독사란 홀로 쓸쓸하게 맞이하는 죽음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3년 고독사한 한 노인이 백골로 발견된 사건이 사회적 충격을 주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지금도 고독사는 계속되고 있다. 독거노인 등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40~50대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 젊은층까지도 고독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인 가구에 대한 사회·복지망의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6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가구의 29.9%, 10집 중 3집은 1인 가구인 시대다. 이 중 65세 이상 1인 가구는 150만명 육박한다. 2000년 54만명 수준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60세 이상 1인 가구로 따져보면 수치는 더 커진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를 보면 60세 이상 1인 가구는 2019년 전체의 33.7%에서 2047년 56.8%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고독사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하는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청년 고독사다. 20~30대 청년 1인 가구는 2019년 기준 전체 1인 가구의 34.7%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 월세·전세 등 임차 가구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또는 사회초년생인 청년 1인 가구의 월 평균 생활비는 242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총생활비의 24%를 주거비로, 34%를 식비로 소진한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를 기준으로 보면 최저시급으로 하루 8시간, 주5일을 근무했을 때 청년 1인 가구가 벌 수 있는 금액은 179만원이다. 주거비, 식비, 교통비, 통신비를 내기에도 빠듯하다. 

더욱이 청년층 상당수는 부채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는 평균 6577만원의 부채를 지니고 있다. 전·월세 보증금, 학자금 등의 용도로 진 부채다. 

심각한 고용난에 지난해 청년 취업자 1인 가구는 15~29세 1만3000가구, 30~39세 1만5000가구에 그쳤다. 

올 상반기 기준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7%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자만 45만1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대비 14만명이 늘었다. 고용률도 심각하다. 올 상반기 청년 고용률은 375만명(42%)에 그쳤다. 전년 말보다 20만명이 줄었다. 

지독한 취업난은 청년 1인 가구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킨다. 경제적, 정신적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 마련이 시급하다. 

자료사진./사진 = 픽사베이
자료사진./사진 = 픽사베이

여기에 높은 이혼율, 실직과 빈곤은 중장년층 고독사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무연고 사망자 공고란에는 한 달에도 수십건의 중장년층 고독사가 올라온다. 보건복지부의 무연고 사망자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무연고 사망자 중 50대는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40대도 9.5%나 된다.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 중장년층인 것이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연령대인 만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거의 없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층 역시 고독사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에 한정된 현재의 고독사 관련 정책으로는 심각해져 가는 고독사 문제에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급히 정부 차원의 고독사 맞춤 대책을 마련하고 정확한 고독사 통계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선미 울산시의원은 "울산 민간단체에서 진행하는 무연고자를 위한 합동 장례식 ‘동행’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치열하게 삶을 살다가 뜻하지 않은 이유로 소외되고 혼자 남게 되면서, 지켜보는 이 하나 없이 홀로 임종을 맞이하는 분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고독사는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윤지영 부산시의원도 "일반적으로 자택에서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상태로 수일이 지난 후 발견되는 고독사는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고립에서 기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고독사 예방과 사회적 고립가구 등에 필요한 사항을 조례로 규정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복지증진 및 지역공동체의 회복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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