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경고등③] 홀로 죽는 죽음 '고독사', 명칭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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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경고등③] 홀로 죽는 죽음 '고독사', 명칭부터 바꿔야...
  • 정윤선 기자
  • 승인 2020.07.2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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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남성 1인 가구 꾸준히 증가
고독사 통계 없고 무연고 사망자 수로 가늠
관련 정책 '제자리걸음'... 전문가, 고독사 명칭부터 정확하게
사진=픽사베이
사진=미리캔버스
고독사가 해마다 늘고 있다. 범위도 독거노인을 넘어 중장년층, 청년층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세를 감안하면 고독사 문제는 갈수록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정부는 고독사 관련 통계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차원에서 저소득 독거노인을 위한 돌봄서비스, 기초생활비 지원 등 간접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일본 등 해외에서는 고독사가 급격히 늘면서 심각한 피해를 겪고 관련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고독사에 대해 돌아보고 서둘러 체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고독사 발생 현황과 국내·외 대응, 전문가가 바라본 고독사 대응방안 등을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그 마지막 죽음에서 홀로 지내다 죽는 경우를 우린 고독사(홀로 맞이하는 죽음)라고 부른다. 

1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과 맞물려 2014년 이후 우리나라는 고독사가 매년 1,000여 건 이상 발생하는 ‘고독사 사회’로 진입했다. 고독사는 가족·이웃·친구 간 왕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혼자 살던 사람이 사망한 후 통상 3일 이상 방치됐다가 발견된 경우를 말한다. 홀로 살다가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과거에는 고독사가 주로 홀로 사는 노인층에서 일어나는 문제였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문제, 이혼 등으로 인한 가정의 해체가 증가하면서 65세 이하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장년 남성 1인 가구가 고독사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시 노원구 김선희 의원은 "고독사는 말 그대로 ‘혼자 죽는다’는 뜻이다. 가족이 있어도 멀리 떨어져 살거나 연락이 장기간 두절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라며 "이미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고독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더이상 고독사는 노인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기러기 아빠의 고독사, 홀로 자취하다 고독사한 뒤 6개월 뒤에 백골로 발견된 20대 취업준비생의 사례는 놀라움과 동시에 ‘나의 죽음’에 대해 고민과 두려움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관계 단절 속에 있다"라며 "고립된 삶의 과정이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결국은 고독사로 갈 수 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과거 지자체의 고독사 조례안의 경우 1인 가구의 범위를 65세 이상으로 한정하여 정신적, 신체적 건강 이상 등을 살폈다면 최근에는 중장년층 등 젊은 연령층의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위험에 대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정종연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은 "일반적으로는 직장 및 학업 등에 따른 1인 가구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노인이나 중장년층의 1인 가구의 경우, 일용직 등 안정적인 직장을 갖지 못하거나 무직인 분들이 대다수이며, 직업에서의 소외, 거주지의 잦은 이동에 따른 지역사회에서의 소속감 부재, 정신적, 신체적 건강 악화 등에 의해 사회적 고립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악순환으로 정신적, 신체적 건강 악화, 고립의 일상화, 사회적 단절 심화가 지속되어 고독사에 이르게 된다고 판단된다"면서 "1인 가구중 노인 및 중장년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고독사의 원인이 되는 사회적 고립을 조기 차단하여 건강한 지역사회 공동체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장년 남성 1인 가구 고독사에 대해 지자체 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하드웍스 김완 대표는 "실제로 고독사 통계를 보면 50대 남성이 가장 많다"라며 "의외로 독거노인이 그다음이다"고 말했다.

과거 고독사는 독거노인에게 집중되었지만 최근엔 저소득층이나 고소득층, 젊은층이나 노년층을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시기도 겨울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여름이 가장 많다. 고독사는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의외로 겨울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독사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제자리걸음'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명칭부터 바껴야 한다. 고독사의 명칭에 대한 학계의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에선 죽음을 맞이할 당시의 사회적 관계에 주목해서 '고립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감정 판단이 들어간 고독사라는 명칭 대신 '독거사' 같은 어휘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고독사에 관한 정식 통계는 없고 무연고 사망자 수로 가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무연고 사망자 수는 9446명이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3년 1271명, 2014년 1379명, 2015년 1676명, 2016년 1820명, 2017년 2010명, 2018년 상반기까지 126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나눔과 나눔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나눔과 나눔

 

무연고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를 이어가고 있는 나눔과 나눔의 박진옥 사무국장은 고독사에 '사회적 고립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고독사는 혼자 고독을 즐기다가 혼자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아니다. 스스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과의 단절, 가족해체 등으로 인해 결국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가 그렇게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는 죽은 이후에도 상당 기간 찾는 사람 없이 방치되다가 발견되는 과정이 곧 고립사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독사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인간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돈 버는 기계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경제력이 없는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구실도 못 하는 인간으로 취급하는 천박한 사회풍토 속에서 경제력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관계를 단절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그러면서 빈곤의 악순환이 결국 고립사의 발생을 증폭시킨다. 이러한 방증이 바로 고립사 사망자 중에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남성들은 경제력이 없어지는 순간 자신을 무능력한 존재로 생각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진옥 국장은 "고립사 예방은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방식의 접근으로 장기적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적 대책과 함께 계속 고립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에게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인기척을 내기 위해 공영장례와 같은 그동안 고려하지 않았던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고립된 사람들이 고립사 되어도 존엄한 삶의 마무리가 보장된다는 사회적 연대를 보여 줘야 한다"라며 "다시 말해 이제는 죽음도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사회보장적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고립사 해결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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