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했던 지난 4월,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준수했다. 당시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가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안심하기 이르다고 전했다. 

일부 관계자는 '헬게이트'는 2분기라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름 전에 해소되기를 빌었던 지금도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의 경우 심리적 충격은 줄었지만 경제적 타격은 이어졌다. 

그리고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포스코는 2000년 실적 공시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2분기 분기영업적자를 냈다. 현대제철 역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예고했다. 코로나19 직격을 맞은 호텔신라, CJ CGV 등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 역시 2분기 코로나 쇼크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주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기업들은 겨울이 두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가 더 심각해서다. 수출을 기반으로 한껏 키워놓은 몸집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타격이 큰 업종에서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실물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취재 현장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일본·중국 등에 화장품 케이스를 만들어 수출하는 일은 한다. 코로나19 이후 기존 계약에 대한 연장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2분기까지는 어떻게 버텼는데 6월부터는 직원들이 출근해도 일이 없는 실정이다. 수입은 없고 부채만 쌓이는 형국이라 형·동생하며 정든 직원들마저 내보내고 있다"고 한탄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만난 한 알바생은 "지금 택배 알바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원래 여행사를 운영하던 사장이었다"며 "코로나19가 터지고 고객 계약 취소 다 해주고 직원 내보내고, 사무실 정리하니 '카니발' 한 대만 남더라. 먹고는 살아야 해서 새벽부터 택배 알바를 뛰기 시작해 근근이 생계만 유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택배 물류센터에는 자차로 배달 알바에 나온 이들이 수두룩하다. 직장을 잃은 근로자부터 한 회사의 대표였던 사람까지 천태만상이 따로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경영악화가 계속되면 택배 알바 조차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목소리는 대체로 이렇다. 한국판 뉴딜도 좋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당장 먹고 살길부터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대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서면 하청을 받는 중소기업은 폐업 위기에 놓인다. 상대적으로 차이는 있으나 이미 상당히 많은 가정과 저소득 1인 가구는 패닉에 빠졌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이들의 삶부터 살펴야한다. 3차에 걸친 추경에도 수많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1차 추경 예산의 저조한 지급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이 예산 고갈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생각하고 즉각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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