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사진=각 사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사진=각 사

 

제주항공이 끝내 이스타항공과의 '노딜'(인수 무산)을 선언하면서 전북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말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았던 양사 M&A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7개월여만에 무산된 셈이다. 

기업 회생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스타항공 직원 1천600여명이 무더기로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두 항공사는 인수 무산의 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항공에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이날 오전 중으로 계약 해제 사실을 공시하고 인수 포기 입장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서도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무산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계약해지 이유인 선행조건 범위를 놓고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한 LCC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대기업이 국내 항공시장을 독식하던 2007년, '무모한 짓'이라는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국민을 위해 항공의 독과점을 깨고 저비용 항공시대를 열겠다는 열정 하나로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직원들과 함께 피와 땀, 눈물과 열정을 쏟았다"고 회고했다.

이스타항공은 2014년까지 새만금관광개발이 지분 49.4%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새만금관광개발은 이 의원이 사장을 지낸 KIC그룹의 계열사다.

이 의원은 2012년까지 이스타항공그룹 총괄회장을 맡았으나 19대 국회의원(2012∼2016년)을 지내는 동안 형인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게 이스타항공 경영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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