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리스트 

최근 일본에서는 지방으로 이주를 고려하는 젊은 직장인이 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 근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머리 속으로 상상만 하던 전원 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가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지방 이주를 고려하는 20~30대는 증가하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가 이러한 트렌드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 이주 트렌드는 이주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의 니즈, 이를 가능케하는 근무 방식의 변화, 그리고 이러한 니즈에 대응하는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으로 가능하게 됐다. 

먼저 가장 큰 원인은 근무 방식에 변화를 주는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점이다. 일본은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감소되고, 이로 인해 젊은 노동 인력을 포함하여 심각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들은 인재를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기업들은 일과 삶의 발란스,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주 2~3회는 재택 근무가 가능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자율화하는 대기업도 부쩍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일본에서는 ‘워케이션’이라는 용어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일 (work)과 휴가 (vacation)를 혼합한 형태로 예를 들어, 가족들과 하와이에 2주간 여행을 가서 1주일은 업무를 보고 1주일은 휴가를 하는 것이다. 

중소규모의 IT기업이나 벤처 기업 중에서는 부업을 허용할 뿐 아니라 심지어 회사 외 개인 사업을 용인하는 회사들도 많다. 인터넷 대기업인 야후 재팬는 최근 전문직 약 100명을 부업으로 고용할 예정이다. 다른 회사, 심지어 경쟁사에서 일하는 사람도 야후에서 일할 수 있으며, 원칙적으로 사무실에 오지 않고 온라인으로 근무한다. 최근 코로나 사태 후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자신의 전문 영역을 살려 부업을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고 야후는 이러한 트렌드를 활용하여 발 빠르게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런 흐름에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도심에서 벗어나 공기가 좋은 자연에서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도시가 아닌 지방에서 살아보고 싶은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은 편리하지만 모든 것이 획일화된 도시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력을 가진 지역을 체험하고 싶어한다. 일본의 트러스트 뱅크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지방에서 살고 싶거나, 혹은 생활 거점을 도시와 지방 2군데로 두고 도시와 지방을 왕래하면서 살고 싶다는 20~30대의 비중이46%에 달하고 있다. 

근무 방식의 변화와 젊은층의 니즈 증가에 이어 이러한 라이프를 실현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주거 및 호텔 구독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별장을 가지는 것이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주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부자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지방에서 살거나, 아니면 지방과 도심을 왔다갔다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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