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꼴찌 반란' 절반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족쇄가 풀리자 KT가 현대HCN을 인수, '왕좌'를 넘보던 LG유플러스·SK텔레콤과 격차를 벌렸다. 

합산규제는 IPTV·유선방송·케이블TV를 합산한 시장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시장 33%를 넘지 못 하도록 정한 규제다.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 후 현재 일몰됐다.

KT는 앞서 2018년 딜라이브 인수를 시도했으나 이 규제에 발목이 잡힌 바 있다. 이후에도 KT는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왕좌를 위협받았다. 

유료방송시장에 M&A 매물이 줄줄이 나온 상황을 고려하면 KT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위성방송 가입자 이탈 가속화란 큰 숙제도 안고 있어 현대HCN 인수가 절실했다. 

결국 이번 인수전에서 KT가 승리하면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 35.47%, LG유플러스 24.91%, SK텔레콤 24.17%, 딜라이브 5.98%, CMB 4.58%, 기타 4.90%를 기록할 전망이다. 

딜라이브, CMB를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이 한번에 인수해도 KT를 따라잡기 어렵게 된 셈이다. 

사실상 KT 독주 체제가 마련된다. 야심 차게 1위 저격을 계획했던 LG유플러스는 2위 방어전에나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M&A 판도에 따라 다시 3위로 주저앉을 수 있어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 CJ헬로 인수 당시 "LG그룹 통신사업 역사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며 "두 배로 확대된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무선 경쟁구조를 재편하고 고객 기대를 뛰어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T의 현대HCN 최종 인수 결과와 딜라이브, CMB 인수전에 주목하고 있다. 

KT는 현대HCN 최종 인수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합산규제 일몰 직후 KT가 몸집을 키워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과점' 기업 허가란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방송시장 독과점 견제를 위해 합산규제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KT의 현대HCN 최종 인수가 실현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대HCN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국내 유일 위성방송사로서 방송과 방송의 M&A라는 측면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며 "기업결합심사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딜라이브와 CMB 인수전은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3사가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던 구조가 깨져서다. 딜라이브, CMB가 지닌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도 부각된다. 

딜라이브는 부채비율이 200.3%로 압도적으로 높다. 수익성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29억원으로 급감한 상태다. 알려진 몸값은 9000억원 규모인데 시장에서는 부담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CMB의 경우 재무상태는 양호하지만 인수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충청권 가입자 비중이 높고 주력상품이 아날로그 케이블(저가형 단방향서비스) 가입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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