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악구의 경우 2017년도에는 52%였던 1인 가구 비율이 57% 전국 최고 수준이다. 3년 만에 5%가 증가한 셈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지자체도 정책 마련에 분주하다.

관악구의회 길용환 의장은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더이상 개개인들의 노력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1인 가구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중장기적인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코노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젊은 층의 결혼이나 가족에 대한 가치관 변화, 직장 등 경제문제로 인한 가족해체, 고령화 등 여러 요인들이 겹치면서 1인 가구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 됐고, 관악구의 경우 그런 경향이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1인 가구 수 가운데 청년인구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관악구 1인 가구 중에서 만 20세에서 39세까지의 청년 세대 비율이 62.3%로 타 연령대보다 압도적이다. 

길 의장은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주거와 일자리가 불안정한 분들이 많다. 젊은 여성 1인 가구 역시 전체 연령대 대비 61.6% 정도 되는데, 이분들의 경우 특히 안전에 취약한 문제가 있다"면서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1인 가구는 빙산의 일각일 뿐, 현실적으로 많은 1인 가구는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고립감, 범죄 등 여러 사회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혼자 사는 여성을 표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시대의 변화상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여기에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발 빠르게 생산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청년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1인 가구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중장년층 1인 가구의 경우에는 우리가 흔히 고독사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계층으로 분류하곤 하는데, 이분들의 비율 역시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사업 체계가 아직까지 주로 고령의 어르신이나 저소득층 위주로 짜여 있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다양한 연령과 성별을 고려하여 주거, 일자리, 안전, 사회적 관계망 회복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관악구에서는 다양한 1인 가구 정책이 마련돼 있다. 관악구에서는 2019년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구 자체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웃살피미, 이웃지킴이, 희망발굴단, 시민찾동이 등 다양한 층위에서 이웃 간, 주민 간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어려운 1인 가구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관의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길 의장은 "1인 가구의 고립감 등 정신건강증진을 위해 2030 마음건강지킴이, 마음건강검진·상담 지원, 정신건강 복지서비스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특히 주거문제가 심각한데 주택을 소유한 어르신들에게 대학생을 매칭하여 대학생에게는 저렴하고 질 좋은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어르신들에게는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는 ‘한 지붕 세대공감’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악구는 지난해 1월 전국 최초 '청년 임차인 중개보수 감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관악구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악구지회와 협약을 맺어 만 19~29세 청년이 주택 전·월세 계약을 할 경우 중개보수료를 감면해 주는 서비스다. 

관악구는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지난 2018년 11월 청년정책과를 신설해 청년정책지원 분야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2018년 546만원에서 2019년 69억 6800만원(관악청년센터 부지매입 포함)으로 늘렸으며, 올해엔 34억 94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밖에도 관악구는 지난해 8월, 대학동 고시촌 입구에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을 열어 청년들의 문화활동과 커뮤니티활동을 위한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남현동 채석장 부지 일대에는 서울시와 적극 협력해 '관악 청년청'을 신설할 계획이다. 

길 의장은 "무엇보다 여성 안전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과제"라며 "올해 여성안전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2.5배 책정해서 SS존(Safe Single Zone)을 혼자 사는 여성이 많고 상대적으로 범죄발생 비율이 높은 신림역 인근에서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인증 안심원룸 늘리기, 200여명의 여성안전 주민감시단이 동네 구석구석의 안전을 살피는 등 여성안심마을 조성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향후 그는 "1인 가구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정책화할 것"이라며 정책의 집행기관인 구청, 타 유관기관 그리고 시민단체들과도 적극 연계하여 종합적인 정책이 펼쳐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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