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전거는 대중교통 대체 수단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게다가 프랑스의 철도회사인 RATP, SNCF가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대중교통 이용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리 지하철 티켓 가격은 10장 묶음을 살 경우 할인가가 적용돼 14.90유로였지만 지난해 말 16.90유로로 2유로 상승했다. 락다운 이후 적자 폭이 커진 철도회사들은 한 달 교통권인 NAVIGO(나비고) 가격마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사람들이 자전거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발생하면서 프랑스에서는 자전거를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Union Sport et Cycle(프랑스 사이클 연맹)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자전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로 늘었다. 또한 현지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한 파리지앵은 57%였다. 실제로 락다운 직후인 지난 5월 파리의 자전거 수는 1년 만에 52%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정부에서도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자전거 관련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기 자전거 소비자들에게 자전거 가격의 10%, 최대 200유로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짧은 거리뿐만 아니라 출퇴근 등 장거리 이동 시에도 자전거 이용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Velib(벨리브, 공유 자전거) 1년 사용 가입자들에게는 첫 한 달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벨리브 1년 무제한 사용권은 99.6유로로 나비고 한 달 치 보다 약 20유로 정도 더 내고 자전거를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어 많은 파리지앵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파리시에서는 일찌감치 자전거 도로 확충에 나섰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의 지휘 아래 지난 몇 년 동안 실시하고 있는 친환경 도시 정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빛을 바라고 있다. 특히 자동차 도로를 줄이고 자전거 도로로 탈바꿈시킨 정책은 예상보다 많은 파리지앵의 호응을 얻고 있다.

파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La rue de Rivoli(히볼리 가)경우 차선 두 개를 과감하게 없애고 자전거 도로로 재탄생했는데 매일 자전거로 이동하는 파리지앵들로 꽉 찰 정도다. 락다운 이후 파리시는 50km에 달하는 새로운 자전거 도로를 완공시켰다. 2015년 740km였던 자전거 도로를 올해까지 1400km로 확충하는 것이 파리시의 목표다.

파리지앵들도 이같은 친환경 정책과 맞물린 자전거 사용 확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락다운으로 인해 지난 6월 뒤늦게 치뤄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친환경 정책을 주도적으로 내세운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안 이달고 시장은 파리를 북유럽과 같은 친환경 도시, 자전거 도시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특히 4년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에 맞춰 유럽의 공해 도시라는 악명을 벗어던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파리를 달리는 모습은 많은 여행자들의 로망 중 하나다. 그러나 필자는 수많은 차들로 인한 공해로 그동안 꺼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자전거로 파리를 누빌 수 있다면 파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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