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구독 경제 (subscription economy)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몇 년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구독 경제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불문하고 많은 업체들이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블과 몇 년 사이에 자동차부터 그림, 술, 양말, 과자, 과일, 커피, 세탁 서비스 등 우리의 일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구독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크레딧스위스는 2020년 전 세계의 구독경제 시장이 약 6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구독경제가 가장 발달한 시장은 미국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구독 뿐만 아니라 패션계의 넷플릭스가 불리는 ‘렌트더런웨이’, 면도기 구독 서비스인 ‘달러 쉐이브 클럽’ 등이 모두 미국에서 시작된 구독 서비스이다. 이후 다양한 국가에서 비슷한 콘셉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구독경제 시장이다. 야노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일본의 구독경제 시장은 2018년 5,627억엔 (약 6조 3천억원) 이었으며 2023년에는 8,623억엔 (약 9조 6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구독경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와 맞물려 있다. 기업들 또한 인구 정체로 인해 시장이 축소되면서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듯 최근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구독 경제에 관해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보다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한 일본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며, 오늘은 외식업의 구독 모델을 들여다보자. 

국내에서는 지난 5월 버거킹이 햄버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월 4,700원을 내면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킹치킨 버거 쿠폰을 4개 받을 수 있다. 햄버거 개당 약 1,200원에 먹을 수 있는 것으로 햄버거를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서비스이다. 

버거킹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버거킹의 제품을 체험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음식점 정기 구독 서비스가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속속 등장했다. 

이자카야 ‘킨노쿠라’는 2019년 3월부터 ‘무제한 정기권’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킨노쿠라는 약 60종류의 술을 2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 2시간 무제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 서비스의 1회 가겨은 1,800엔인데 이 서비스를 월 4,000엔에 구독하는 형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1회 가격이 1,800엔이기 때문에 월 3회만 방문해도 본전을 회수할 수 있으며, 매일 방문하는 경우 1회 13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2시간 동안 술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술을 제공하면 적자가 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킨노쿠라의 목적은 리피터 고객을 만들고 고객의 추가 주문을 통해 매출을 늘리는 것이다.  

일본 2인 이상 가구의 외식비는 2000년부터 약 20년간16만엔 전후로 정체 중이다. 특히 이자카야는 다른 장르의 음식점이나 편의점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킨노쿠라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방문 횟수를 늘리고, 고객이 술과 함께 다른 음식도 구매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매출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정액권을 이용하는 고객의 70% 이상이 2 품목 이상의 요리를 주문하고 있다.  

또 다른 구독 서비스인 ‘커피 마피아’는 일찍부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6년 3월 시작한 서비스는 월 3,000엔의 회비를 내면 점포를 방문시마다 300엔 가격의 라지 사이즈 커피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커피 마피아의 구독 서비스는 흑자로 전환하는데 9개월이 걸렸다. 당초 예상보다 고객들의 내점 빈도가 높아 사업 초기에는 적자를 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커피 마피아는 주 5일 영업을 하는데 고객 1명당 월 16회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실제 고객의 방문 회수가 22.8회로 예상보다 높았던 것이다.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커피 마피아는 도너츠 등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사이드 메뉴를 강화하고 품목 수도 늘렸다. 결국 커피 정액권을 사용하는 고객의 20%가 사이드 메뉴를 구입하고 있으며, 이것이 커피 마피아 매출의 중요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매출의 45%는 회원들이 내는 월 정액 요금이 차지하는 반면, 사이드 메뉴 판매를 통한 매출이 39%를 차지한다. 사이드 메뉴를 통해 3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커피 마피아 월 정액 회원의 90%는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원이 단골이기 때문에 점원은 고객이 주문하는 사이에 대화를 하면서 친분을 쌓는다. 

외식업의 정기 구독 서비스는 이익 창출이 가장 큰 과제이다. 음악이나 동영상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정기 구독하는 회원 수가 증가해도 비용이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식점에서는 회원의 이용 빈도가 높아지면 식재료비 등의 비용이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입은 일정하게 들어올 수 있지만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그만 둔 외식 점포도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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