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파리시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파리시 의회는 2020년 9월 새 학기부터 1년 동안 만 18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통 무료 이용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오는 9월부터 내년 학기가 끝날 때까지 만 18세 미만의 파리시민이라면 누구나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파리시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도시환경을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이전부터 점차 실시해왔다. 지난해부터는 만 11세 미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미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정책을 진행했고, 만 11세부터 18세 미만 청소년들에게는 대중교통 이용 비용의 50%를 지원해왔다. 그러나 파리시 의회의 이같은 결정으로 올해부터는 만 18세 미만 모든 파리시 거주 청소년들이 100% 무료로 대중교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결정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부터 두달동안 시행된 락다운으로 부분적 실직자들이 늘어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실 파리의 대중교통 비용은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나이대 별로 비용이 차이가 있는데 나이가 어릴 수록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법안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유치원생부터 만 11세까지 1년에 24유로(한화 약 3만4천원)면 무제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다. 중고등학생으로 분류되는 만 12세부터 18세까지 청소년들은 1년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으로 350유로(한화 약 49만원)를 지불해야 했다.

또한 이번 법안에는 만 20세 이하 장애인들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게다가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 뿐만 아니라 공유 자전거 서비스 ‘벨리브’(Velib)의 청소년 무료 이용 또한 포함됐다. 만 14세부터 만 18세까지 벨리브 월간 이용 금액 27.6유로(한화 약 3만9천원)를 지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욱 실용적이 정책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다.

대중교통 무료 이용 혜택은 우선 각 나이대 별로 제공되는 무제한 교통권을 구입한 이후 파리시에서 그 비용을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같은 결정으로 약 1천2백 6십만명에 달하는 파리시 청소년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시 모든 청소년들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는데 드는 예상비용은 1년에 약 2천7백 2십만 유로(한화 약 383억 6천 700만원)다.
 
사실 파리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파리 지하철은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닐 것이다. 더럽고 지저분한 파리 지하철 환경에 혀를 내두르는 경우를 종종 봤다. 게다가 21세기에 보기 힘든 수동문과 에어컨이 없는 노후된 전동차들을 보면서 선진국 프랑스가 맞나라고 갸우뚱하는 관광객들도 여럿 봤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중교통 사용량이 줄면서 철도회사들이 적자임에도 시에서 시민들을 위해 지속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보면서 이정도 불편은 감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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