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증권사에 다니는 한모 씨(29)는 이번 추석 연휴(9월30~10월4일)에 고향 집에 내려가지 않고 혼자 보내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이동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한 씨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도 이번 추석만큼은 오지 않는 것이 낫겠다"라며 "혼자서 무엇을하면서 연휴를 보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맞는 첫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과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14일 정부가 오는  27일까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오는 28일부터 추석과 개천절 연휴 간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고려해 전국의 방역 관리를 다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추석은 가족과 친지를 위하여 가급적 집에서 쉴 것을 권고드린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그 이유를 "혹여 먼 거리를 이동해 가족과 친지 모임에서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까지 나서 추석 때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나서자 관련 업계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을 위한 추석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통, 온라인 간편식 고객몰이 나서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백화점 등은 올해 추석 코로나19로 명절 귀향 등 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진 만큼 혼자서 추석을 보낼 이들을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온라인 채널과 간편식을 이용한 고객몰이에 나선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채널 판매를 강화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29일까지 온라인몰을 통해 본격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돌입한다. 판매는 더현대닷컴, 현대H몰, 현대식품관 투홈 등 현대백화점의 3개 온라인몰에서 동시 진행된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명절 장보기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프리미엄 추석 차례상 세트도 내놓는다. 

신세계백화점은 별다른 식재료를 구매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명절 상차림을 할 수 있는 '시화당 명절 상차림 세트'를 준비했다.  모듬전, LA갈비, 잡채, 모듬나물 등이 들어있다. 홀로 명절을 지내는 고객을 위한 1인 명절 도시락도 출시됐다. 2층 도시락에 명절 상차림 세트의 메뉴를 정갈하게 담았다. 다만 밥과 국은 도시락에 포함되지 않아 따로 준비를 해야 한다.

현대백화점은 맞춤형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의 HMR 제품으로 선물 세트를 마련했다. 연잎오겹수육·홍시 버섯불고기·닭다리살구이 등 인기 반찬과 해초전복죽과 황태귀리죽 등이 들어 있다. 추석 연휴 기간 품을 들이지 않고도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은 혼족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를 실시한다. 올 추석은 코로나19 여파로 고향이나 지인 방문을 자제하는 ‘비대면 명절’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쉬운 마음을 선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보다 늘 것으로 보고 홈플러스는 지난해 추석(1200여 종)보다 17% 확대한 1400여 종 세트를 내놨다.

◇언택트 명절... 취향저격한 이커머스 시장 

'언택트'시대 절대강자 이커머스 업계도 다양한 기획전을 내세워 고객몰이에 돌입했다. 백화점이 프리미엄을 강조한다면 이커머스는 단연 가성비를 내세우고 있다.

11번가는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고객들을 위한 혼족연휴템을 소개했다. 집콕놀이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즈팔찌'와 '직소퍼즐', 60가지 넷플릭스 추천 영상 소개와 팝콘, 영화 리뷰 떡메모지 등으로 구성된 '혼시네마 박스' 등이다.

'방구석 홈포차'를 즐기는 고개들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 레트로 식기, 맥주 거품기를 소개한 '집콕연휴템'도 관심을 모은다.

마켓컬리는 9월 테마관을 나만의 홈카페에서 보내는 하루를 주제로 꾸렸다. 모닝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드립백, 브런치 테이블에 올릴 크루아상, 디저트로 즐길 비엔나 쿠키 등을 선보였다. 커피원두 브랜드 '언더프레셔'의 콜드브루 원액, 드립백 샘플러를 최대 18%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쿠팡은 간편식품부터 가전, 리빙까지 다양한 품목을 할인판매하는 기획전들을 선보이고 있다. '추석 명절 주방 체인지업'기획전에선 쿠첸과 쿠쿠의 압력밥솥, 브라운과 신일의 믹서기, 위니아 딤채와 보국전자의 전기포트, 필립스 토스터기 등이 15%에서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