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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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악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인 가구가 산다.  2017년도에는 52%였던 1인 가구 비율이 57% 전국 최고 수준이다. 3년 만에 5%가 증가한 셈이다.  나이별로만 살펴보면 서울 자치구별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20~30대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악구 1인 가구 중에서 만 20세에서 39세까지의 청년 세대 비율이 62.3%로 타 연령대보다 압도적이다. 빼곡히 들어선 고시촌이 1인 가구 증가를 한눈에 보여준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청년 1인 가구가 많이 살고 있다. 고시원, 원룸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주거시설도 많은 편이다"고 했다. 1코노미뉴스는 지난 23일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을 찾아 나 혼자 사는 고시생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신림동 고시생, 올 추석 공부에 더욱 매진
"코로나 이동 제한 오히려 더 낫다"

과거 '신림동 고시촌'으로 알려졌던 관악구에는 지난 40여 년간 사법시험 행정고등고시 (5급 공채)법무사 등 각종 고등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로 부쩍였다. 그나마 올해 코로나19로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 일대에는 고시원 독서실 PC방이 대거 모여 있다. 이곳은 적게 1~2년부터 많게는 몇 년 동안 고시 준비를 하는 이들이 모여산다. 혼자 사는 원룸텔만 10개가 넘었다. 

4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인 하모 씨(32)는 이번 연휴동안 공부에 더욱 매진하기로 했다. 벌써 3년 째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지만 이번 추석은 코로나로 오히려 부모님께서 내려오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고 했다. 하 씨는 "평소에도 딱히 할 일이 없는 시험준비생에게 명절은 연휴라기 보다 오히려 일정"이라며 "이번 추석은 특별히 모여야한다는 분위기가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오히려 내려가면 민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모 씨(27)는 2016년 말부터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의 표정에 제법 여유가 묻어났다. 공부부터 생활관리까지 책임져주는 '스파르타 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김 씨는 "포기하려고 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오히려 공무원만한 직업이 있을까 생각된다"면서 "코로나에 대기업에서도 짤리는 마당에 공무원이 되면 환경적인 영향은 덜 받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생활하는 학원은 한 사람 겨우 누울정도로 좁은 공간이지만 하루 종일 공부에 집중하다보면 그 공간마저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작년과 올해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재작년만 해도 시도 때도 없이 골목길이 붐볐다. 지금 이 정도면 사람이 없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추석에 대해 질문했더니 김 씨는 "몇 년째 혼자 명절을 쇤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 강의(인강)로 공시를 준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고시원에서 인강을 듣고 있는 최모 씨(30)는 "시험 준비 시작한 지 5개월 됐는데 지금까지 인강 수강료와 도서비 등 120만 원 정도 썼다"라며 "금액적으로 부담스럽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강이 더 낫다"고 말했다.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냐고 묻자 최 씨는 "주로 간편식을 이용하는 편이다. 한동안 배달음식을 자주 먹었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워 편의점을 이용한다"고 했다. 

관악구 고시촌 주변에는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많다보니 편의점이 많았다. 현재 관악구 대학동 반경 1.5Km 일대 15개의 편의점이 있다. 

관악구 대학교 GS편의점 점주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도시락이 대체적으로 잘 나간다"라며 "간단하게 해 먹을수 있는 간편식도 많이 판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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