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차가워진 바람에 옷깃을 또 한 번 여민다. 날씨에 민감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외롭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나눔과나눔은 지난 8월 31일까지 총 401명의 무연고 사망자의 망자를 떠나보냈다.  8월 한 달 동안 53명의 서울시 무연고사망자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를 위해 28회의 장례식을 치렀고 280송이의 국화꽃을 올렸다. 무연고사망자 장례식이지만 16회의 장례에는 가족, 친구, 이웃 등이 함께 참여했고 이 중에 일곱 명의 영정사진을 올렸다. 

나눔과나눔이 8월에 만난 무연고사망자 분 중에 기초생활수급자는 약 65%(34명)이었다. 연고자가 없거나·알 수 없어서 5년 동안 무연고추모의 집에 봉안되신 사망자는 25명, 시신을 위임하거나 기피해서 산골로 뿌려진 사망자가 27명, 그리고 자연장으로 처리된 사망자가 1명이었다. 

무연고사망자 장례가 있기까지 가족을 찾고 행정처리를 위해 평균 29일을 안치실에서 기다렸고, 그 가운데 최장 143일 동안 이 세상과의 이별을 기다린 무연고 사망자도 있었다.

이런 무연고 사망자 대부분은 혼자 살다가 홀로 임종을 맞이하고 상당 기간 시신이 방치된 상태로 고립사한 사망자가 19명(약 36%)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거주하시던 고시원, 쪽방 등에서 고립사한 사망자는 5명이었다. 

고독사는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 개인주의 가치관으로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로 대두될 만큼 흔한 일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그 선은 명확하지 않다. 정확한 통계 수치 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무연고 사망자의 통계 수치를 작성하기 위해 나눔과나눔이 발 벗고 나섰다. 

나눔과나눔 박진옥 사무장은 "서울시에 의뢰해서 무연고 사망자 통계 수치를 조사하고 있는데 보완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우선, 고독사의 정의부터 확실하게 한 후 조사를 이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연고 사망자 통계를 조사하다 보니 보완할 점은 중·장년 층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1인 가구 특히 미혼과 이혼가구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특이점을 보완해서 정책 반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아직 고독사에 대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무연고사망자의 관리도 관할 기관에 따라 다른 문제점도 개선돼야 할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지자체별로 각기 다른 무연고사망자 기준을 통일하고, 향후 고독사 통계 마련 등 종합적인 대책 수립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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