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독일 통일 30주년 기념일이었다. 

포츠담에서 개최된 기념식에서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통일에 기여한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30년간 확연하게 줄어든 동독과 서독의 격차를 역설하였으며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진정한 사회적 결속을 촉구했다. 

연방 대통령 슈타인마이어는 오늘날의 독일은 역대 최고라고 표명하며 지난 30년간의 성과를 강조하는 한편 여전히 존재하는 동독 지역과 서독 지역의 임금 격차를 지적했다. 

지난 30년 동안 동서독 지역 간 경제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경제적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연구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 (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동독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서독 지역보다 평균 14% 적은 수입을 올렸으며 그 해 평균 실업률은 동독 지역이 서독 지역보다 2.1 %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독 지역 6.9 %, 서독 지역 4.8 %).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과제로 남아있는 것은 지금도 서로를 동독에서 온 게으른 오씨 Ossi와 서독에서 온 거만한 배씨 Wessi라고 부르는 심리적 거리감이다. 

또한 극우 성향의 정당 AfD 이 동독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한 조사에 따르며 서독 지역의 시민의 12 % 만이 이 극우 성향의 정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동독 지역에서는 이의 두배인 24 %가 당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분단 체계를 종식한 동독의 평화 혁명 기념관 건립이 발표되었다. 연방 대통령은 30년 전 격동의 시기를 겪으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용기를 보여준 혁명가들을 위해서라며 이 기념관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뉴스를 접하며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 독일 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을 실감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서독 지역 출신 친구가 인사 발령을 받아 동독 지역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 다른 직원들이 자신을 배씨라고 불렀으며 그들과 가까워지기 어려웠다고 회상하던 이야기나 서독에 있는 직장에서 일하는 동독 출신의 동료의 험담에 오씨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독일 분단 역사의 남아있는 상흔을 발견했다.

이러한 마음의 벽 그리고 동서독의 정치적 견해와 경제 성장의 차이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독일인들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하니 30주년 기념 이후에 그려질 진정한 사회통합의 청사진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