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사업' 한계 드러나…"단기 알바 문제, 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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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 사업' 한계 드러나…"단기 알바 문제, 제도 개선 시급"
  • 정윤선 기자
  • 승인 2020.10.07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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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형 일자리, 사고 늘고 중도 이탈 속출
2060년, 국민 10명 중 4명은 노인
사진 = 뉴스1
사진 = 뉴스1

노인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한 땜질식 처방이 한계를 드러냈다. 노인 일자리 안전사고는 4년 사이 4배가량 증가했고, 중도 포기자 역시 속출했다. 부실한 노인 일자리 대책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장기화와 겹치면서 저소득층 독거노인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12만5000명이다. 전체 인구의 15.7%에 달한다. 노인 인구는 앞으로 더욱 늘어 5년 후엔 20%를 넘어서고 2060년에는 43.9%를 기록할 전망이다. 

노인 인구 증가로 고령자 가구 역시 급증이 예상된다.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464만2000가구, 전체의 22.8%다. 이 중 노인 홀로 사는 1인 가구는 34.2%다. 노인 부부만 사는 가구는 33.1%다. 

더 큰 문제는 노인 빈곤이다. 지난해 노인 고용률은 32.9%로 1.6% 상승했다. 정부가 공공 일자리 제공을 확대한 결과다. 그러나 노인 취업자 35.8%는 단순노무에 종사했다. 업종별로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 종사자가 42.9%를 차지했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사업은 대부분 쓰레기수거 등 환경미화와 교통 안내 활동 등이다. 월 최대 27만원을 받는다. 소득 하위 70%에 속하는 저소득층 노인이라면 기초연금으로 월 최대 3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삶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5.7%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OECD 평균의 3.5배가 넘는다. 

65살 이상 고령자의 삶 만족도도 낮아지고 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25%에 불과하다. 전년(29.9%)보다 4.9%포인트나 감소했다.

정부는 이러한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노인 일자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예산만 1조3150억원을 편성했다. 약 8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내년 계획된 일자리 역시 환경미화 등 공공형 일자리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에 집중하지 않고 '숫자'만 늘리려는 땜질식 처방이라고 지적한다. 국가 경제와 사회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인 인구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가 중도 포기하는 인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중도 포기 인원은 2017년 5만3874명에서 2018년 5만4106명, 2019년 8만205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7월 기준으로 4만7005명이 중도 포기했다.

이종성 의원은 "노인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노동생산성 향상과 거리가 먼 단기 아르바이트에 불과해 질이 떨어진다"며 "중도 포기 사례가 매년 수만명이 발생하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익숙하지 않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고 사고를 당하는 일도 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노인 일자리 안전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노인 일자리 안전사고는 총 3105건에 달한다. 

주로 공익활동과 시장형 사업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참가자는 골절, 타박상, 염좌, 찰과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권 의원은 "안전사고 예방 교육이 부족하고 사고 주원인을 노인의 부주의 또는 과실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라며 "노인 일자리 사업 현장의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인 일자리 사업이 지닌 한계도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일이 끊기자 당장에 저소득 고령층의 생계가 막막해진 것이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65살 이상 고령자 가운데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됐다는 비중은 48.6%였다. 전년(48%)보다 0.6%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주요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31.1%로 가장 많고, 예금·적금·저축성보험(27.9%), 부동산 운용(14.6%), 기타 공적연금(13%), 사적연금(8.1%), 퇴직급여(4.7%) 순이었다. 

경제 활동을 통한 수입 확보 계획은 없다. 2018년 기준 65세 생존자의 기대여명은 남성이 18.7년, 여성이 22.8년이다. 연금과 저축해 놓은 돈으로 지금의 삶을 유지하며 20여년을 버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고품질의 노인 일자리 확보를 위한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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