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떠들썩 했던 지난 8월 중순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A씨가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A씨는 생전 결혼은 했지만 자녀 없이 살다 헤어졌고 이후부터 줄곧 혼자 삶을 살아왔다. 연락이 끊어진 지 10년 만에 동생 사망 소식을 듣게 된 누나가 고립사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이미 무연고 사망처리가 된 이후 찾은 장례식이었기에 장례 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A씨처럼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무연고 사망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나눔과나눔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서울시에는 67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중에는 중국계 외국인 3명도 포함됐다. 

무연고 사망자 가운데 42명, 63%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로 살던 분들이 죽은 이후에도 가족이 재정적 이유 등으로 가족의 시신을 위임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나눔과 나눔 박진옥 사무국장은 "9월 무연고 사망자 가운데 장례가 있기까지 가족을 찾고 행정처리를 위해 평균 29일을 안치실에서 기다렸고, 최장 220일 동안 이 세상과의 이별을 기다린 사망자도 있었다. 무연고 사망자의 증가는 가족의 해체와 노인 빈곤 문제가 불러온 사회적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무연고 사망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무연고 사망자 중에는 여성에 비해서 자식들과 유대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남성 고령자가 많다. 60~64세에서도 남성(384명)이 여성(51명)에 비해 7배 가까운 수준으로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무연고 사망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820명, 2017년 2008명, 2018년 2447명, 2019년 2536명으로 무연고 사망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사망자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2016년 대비 2019년 무연고 사망자 수는 약 40% 늘었다.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수도 2019년 486명에서 올해는 이미 8월에 이를 넘어섰다.

올해 말에는 600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울 무연고 사망자 추모의 집에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약 3000명의 유골이 모셔져 있으며, 10년이 지나도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는 무연고 유골은 집단으로 매장되고 있다.

한편 쓸쓸히 나 홀로 죽은 무연고 사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극락왕생 발원 추모제가 오는 14일  파주 서울시립제1묘지 무연고 사망자 추모의 집에서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유엔(UN)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10월17일)을 맞아 홀로 죽어 장례 치를 사람마저 없는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극락왕생 발원기도를 하는 자리로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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