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죽음, 웰 다잉③] "준비에 따라 마지막 순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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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죽음, 웰 다잉③] "준비에 따라 마지막 순간 달라진다"
  • 안유리나 기자
  • 승인 2020.10.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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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 웰 다잉 연구소장이 '웰 다잉'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남 웰 다잉 연구소장이 '웰 다잉'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당신은 죽음에 대해 준비하고 있습니까?' 현재 고령층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면 열 중 열은 '욕'을 들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노인이 될 세대에게는 '준비하고 있다'는 답을 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60년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운 43.9%가 노인이 돼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1인 가구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독거노인'이 급증할 것이란 의미다. 이미 지난해 기준 혼자 사는 노인이 전체 고령층의 34.2%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령화사회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실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무연고 사망자는 매년 늘고 있고, 노인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배, 노인 빈곤율은 4배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돌봄 관련 정책의 변화와 함께 '장례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1코노미뉴스]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생전에 준비하는 죽음 '웰 다잉(Well Dying)'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그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 먹고 잘사는 '웰빙'(wellbeing)이 유행이었다면 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은 '웰 다잉'(wellbeing)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된다. 최근 가족해체, 개인주의, 1인 가구의 확산으로 급증하고 있는 고독사 등이 웰 다잉 트렌드를 이끄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누구나 처음 맞이하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마지막 순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죽음, 스스로 정리하는 문화 뒷받침돼야"

웰 다잉 플래너이자 웰 다잉 연구소를 운영 중인 강원남 소장은 "웰 다잉은 영어 해석 그대로 '잘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대학교에서 죽음에 관한 논문을 쓴 바 있다. 그는 "책 내용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통해 대부분 살아온 모습 그대로 돌아가신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잘 죽는 것에 대해 자다가 죽거나 혹은 죽더라도 아프지 않고 죽기를 바란다.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경제적으로 적게 들고 생을 마감하길 원한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쉽지 않다. 진정한 웰빙을 위해서는 웰 다잉이 같이 이뤄져야 하지만 준비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2018년도 전국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인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자신의 죽음을 위한 준비로 상조회 가입이 12.6%로 가장 높고 묘지(납골당 등)10.3%, 수의 5.2%, 유서 작성 2.1%, 죽음 관련 교육 수강 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다수의 고령자들의 경우 '준비 되지 않는 긴 노후'를 맞이하다 생을 마감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강 소장은 "예전 어르신들은 대부분 댁에서 돌아가셨다. 병원에서 투병하다가 돌아가실 것 같으면 집으로 모셔갔다. 요즘은 반대다. 집안에서 투병하다 돌아가실 것 같으면 거꾸로 병원으로 모시고 간다. 병원은 사람을 살리는 곳으로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제세동기 등을 꼽아서 중환자실에 모시기 때문에 병원에서의 죽음은 사실상 굉장히 길어졌고 쉽게 보내주지 않아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여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강 소장의 주장이다. 

강원남 소장은 "한국 사회에서 죽음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오죽하면 엘리베이터도 4층을 빼버린다. 가끔 복지관 수업을 하다 쫓겨나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게 죽음에 대해 꺼내놓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다음 달에 경주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지금부터 무엇을 타고 갈지, 볼만한 것은 무엇이 있는지, 맛집은 어디인지 다 알아보고 간다.여행만 가도 준비를 하는데 우리는 죽을 때 얼마나 아플지 돈을 얼마나 들어갈지 죽고 난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준비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오해와 무지에 대해 살피고, 죽음에 대해 올바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웰 다잉 연구가로 활동 중인 각당복지재단 윤득형 회장 역시도 인식 변화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웰 다잉이란 예전에는 장례 문화에 국한한 논의가 전부였다. 90년대 이후 웰빙에서 웰 다잉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이제는 각자의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향후 웰 다잉은 자신만 죽음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은 가족까지 영향을 미치는 '애도'와 사별까지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이는 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를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잘 죽는 것'...국가적 대책 마련 시급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웰 다잉에 대해 결국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 마련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죽음에 대해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노인 고독사다. 

혼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의 경우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5.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인 12.9%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홀몸노인 고독사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아직까지도 무연고 사망자 수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전체 고독사의 일부분만 반영한 수치로 실제 홀몸노인 고독사 발생 건수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현재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노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노인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실질적인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 등에 대한 시설이나 인프라 등이 확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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