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53세.남)는 시골에서 혼자 사는 노모에게 하루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안부 전화를 건다.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람 가운데 나 홀로 사는 독거노인비율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이 59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24일(48명)보다 11명 늘어난 셈이다. 연령대를 보면 70대·80대가 각 2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 미만 5명, 60대 2명이다. 

사망과 백신 접종 간의 인과성이 매우 낮다는 게 질병청 측 입장이지만 나 홀로 거주하는 독거노인의 경우 백신 투여 후 쇼크가 발생 할 경우 응급 조치가 어려워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고창을 시작으로 임실, 전주에서 독감 백신을 맞고 3명이 숨진 사망자는 ‘고령’, ‘기저질환자’, ‘1인 가구’라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강영석 전북 보건의료과장은 “도내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3명 모두 ‘고령’, ‘기저질환자’, ‘1인 가구’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독감 접종은 몸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고령이거나 혼자 거주하는 노인들의 경우 주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모두 1인 가구였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독감 백신 접종 후에는 발열, 알레르기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각한 경우 급성 면역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충격)로 수십 분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기저질환 등 영향으로 이상 반응이 나타났을 때 응급 처치 등 조치가 제때 이뤄져야 하는데, 홀로 거주하는 가구원은 발 빠른 조치가 어렵다는 게 담당자 설명이다. 

강 과장은 “독감을 맞고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홀로 지내는 분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며 “독감을 맞은 뒤 마을회관에서 일정 시간 머무르는 게 좋고, 이웃 등은 이들에 대한 관심을 두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접종 후에는 30분 정도 해당 기관에서 상태를 지켜본 뒤 귀가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혼자 사는 독거노인일수록 응급조치에 대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독거노인의 경우 혼자 살고 있어 응급상황에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 이를 위해 도입된 응급안전안심서비스의 관리 및 대응 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술 발전을 통해 위기 상황을 빨리 발견한다 해도 대상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며 “코로나19로 비대면 돌봄이 확대되고 노령화로 인해 1인 노인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대상자를 확대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에 맞춰 대응 및 관리 인력 역시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취약계층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관계기관에 대응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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