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내 창업자 86%, 사업 준비 기간 1년 미만

제57회 프렌차이즈 창업 박람회 전경./사진 = 뉴스1
제57회 프렌차이즈 창업 박람회 전경./사진 = 뉴스1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비경제활동인구 청년층의 취업 의지는 얼마나 될까. 20대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8.9%가 1년 이내 취·창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도 39.3%가 의사를 내비쳤다. 

5일 통계청이 조사한 '2020년 8월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 취업·창업 의사가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9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연령별로 보면 15~19세 비경제활동인구는 224만7000명으로 이 중 4.0%가 1년 내 취업 또는 창업 의사가 있다. 전년 동월보다 0.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0~29세는 3.3%포인트 증가한 251만2000명 중 48.9%가 취·창업을 준비 중이다. 30~39세는 4.7%포인트 상승했다. 166만3000명 중 33.3%가 1년 내 취·창업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들의 대부분이 막연하게만 취·창업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성향이 전년 동월보다 심화한 점은 우려된다.

통계를 보면 1년 이내 구직·창업 활동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는 252만5000명으로 전체의 64.6%에 불과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취·창업 희망 이유는 생활비·용돈 마련이 71.6%(180만9000명)를 차지했다. 

문제는 청년층의 섣부른 창업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막대한 부채를 떠안아 빈곤율을 높이는 악순환이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받은 '최근 3년간 청년상인 영업현황'을 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청년몰 생존율은 59%에 불과하다. 

정부가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청년몰에서조차 실패하고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취업이 어려우니까 창업이나 하자'는 가벼운 인식으로 준비 없이 사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가 현재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걸린 준비 기간은 1년 미만이 86.2%나 된다. 이 중 1~3개월 미만이 52.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3~6개월 미만이 21.5%다. 1년 이상은 13.8%에 불과했다.  

이들은 사업자금을 어떻게 조달했을까.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중 69.6%는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으로 사업비를 충당했다. 또 27.1%는 금융권에서 7.2%는 친지 또는 동업자의 자금, 5.9%는 타인에게 빌려서 사업을 시작했다. 별도 자본이 필요 없는 경우도 15.7%였다. 

유례없는 취업난 속에 정부가 창업을 부추기며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유망 창업기업에 해당한다. 생계형 창업 대부분은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 실제로 최근 1년 내 창업 한 곳 중 정부 보조 또는 지원 등을 받은 경우는 2.9%에 불과하다. 

서울 시청 한복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26. 남)씨는 아르바이트 경험을 발판 삼아 창업했다. A씨는 "코로나 초기 개인 사정으로 휴학한 뒤 직원으로 일하며 창업 준비를 해왔다"며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카페를 열었다. 남들은 '젊은 사장'이라고 부러워하는데 생각보다 녹녹하지 않다. 유지도 벅차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가게 오픈빨로 버티고 있는데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표 = 통계청

한편 경제 악화와 취업난으로 청년층 빈곤율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0대의 마이너스 대출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고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제2금융권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이용하는 건수도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2015년 9519명에서 지난해 1만2455명으로 30.8%나 늘었다.

한 창업컨설팅 전문가는 "창업을 하기 전에는 항상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성공사례만 쫓아 '일단 시작하면 나도 잘되겠지' '저들처럼 하면 돈이 모이겠지'하는 식의 장밋빛 사고방식이 가장 위험하다"며 "원하는 사업이 있다면 미리 관련한 일을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고 아니라면 최소한 시장성·경제성에 대해 장기간 면밀한 분석 후 창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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