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2차 대유행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두 번째 락다운을 실시하고 있는 프랑스. 국가 이동제한령을 실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6일 신규 확진자는 무려 5만 8천 명을 넘겼다. 역대 최고치다. 지난 3일에는 하루 사망자만 854명을 나타내며 2차 대유행이 지난 봄보다 심각함은 물론이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쌓이고 있다.

코로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환자 역시 급증하면서 프랑스 전역의 병원에서 환자 수용능력은 한계에 달한 상태다. 일부 병원에서는 응급실을 코로나19 환자들의 병실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해 이웃국가 독일에 병실을 요청한 상태다.

프랑스 의료 시스템이 위기에 처하자 정부는 4주 이동제한령에서 나아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파리는 당장 내일(6일)부터 밤 10시에서 다음날 아침 6시까지 배달과 음식 포장,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 가게 문을 연 곳 주변에 여전히 사람들이 몰리고, 이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1차 이동제한 때에도 이번에도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한 프랑스 정부는 배달과 음식 포장에 있어선 톨레랑스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최근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하원 의회에 출석해 국가 비상사태를 이듬해 2월 중순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야당 의원들은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며, 정부의 주장은 지나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오는 12월 14일까지 연장하는 수정안이 가결됐다. 이 자리에서 올리비에 장관은 “현재 병상에는 20, 30대 중증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프랑스 내 병상 확보가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라고 크게 소리 지르며 야당 의원들을 향해 분노했다. 그만큼 현재 프랑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계획이 무산되자 정부는 이동제한에 더해 통금까지 실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는 특별한 이유 없이는 외출 증명서를 소지해도 외출할 수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간단한 이동증명서만 있으면 장보기, 산책 등을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제한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한차례 이동제한을 경험한 프랑스인들은 이번에는 아주 잘 적응한 모습이다. 1인 가구가 많고 30m 2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스튜디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허용된 범위 내에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네에 포장판매와 배달을 위해 열린 카페, 레스토랑 그리고 마켓에는 잠시 외출한 파리지앙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프랑스인들 특성상 두렵고 불안한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에 동의하며 스스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를 잘 이겨내야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모두 가족과 건강한 상태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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