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리스트
정희선 칼럼리스트

코로나19 확산된 후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3밀(密)’이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환경을 피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밀집한 상태를 피하고, 집회나 식사와 같은 접촉을 피하자는 의미이다. 

사람과의 접촉으로 인해 확산되는 바이러스로 인하여 단체 스포츠를 예전만큼 편하게 즐길 수 없게 되자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혼자서 하는 활동을 찾기 시작한다. 코로나의 확산은 혼자서 즐기는 ‘솔로 활동’을 촉진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는 ‘3밀’을 피하면서 운동부족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골프와 트레이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골프는 2~4인이 한 팀으로 경기를 진행하지만, 일본에서는 같이 골프 라운딩을 나갈 동료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 1인 가구의 수가 많고 솔로 이코노미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골프도 혼자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1인 고객만을 위한 골프 예약 사이트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원하는 지역과 일정을 선택하면 1인 고객을 모아서 팀을 만들어 준다. 직업 및 연령대와 같은 기본적인 신상과 골프  실력을 공개하기 때문에 나이대 혹은 실력이 비슷한 그룹을 찾아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팀을 구성하지 않고 혼자서 골프 경기를 하고 싶다는 니즈가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몇몇 골프장은 혼자서도 라운딩이 가능한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도쿄 근교인 치바현의 맥그레거 CC에서는 코로나 감염이 확산된 4월부터 평일 새벽과 오후에 ‘1인 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골프는 9홀을 돌고 나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1인 플레이는 18홀을 쉬지 않고 도는 ‘쓰루 플레이’ 방식을 취한다. 혼자서 18홀을 돌게 되면 골프를 하면서도 접촉하는 사람을 제한할 수 있다.  

주 2회 정도 ‘1인 플레이 코스’를 이용하는 한 회사원은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족들이 집단으로 골프를 치러 가는 것은 피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대신 혼자서 치는 것은 허락해줍니다. 혼자서 골프를 치면 플레이 시간도 짧아서 오전 6시에 시작하면 오전 9시 조금 넘어 끝나기 때문에 골프 후 업무도 가능합니다 ”라고 말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없어서 편해요. 다른 사람 눈을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나의 골프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며 만족해한다. 

매일 10~15명 정도로 제한된 ‘1인 전용 플레이’는 대부분의 예약이 채워질 정도로 인기다. 피트니스 센터에도 혼자서 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가 도입되고 있다. 

2020년 8월, 개인실 형태의 트레이닝 시설 ‘솔로트레’가 선보였다. 시부야역 5분 거리에 위치한 빌딩의 한 방에는 각종 트레이닝 기구가 갖춰져 있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이곳에서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혼자서 트레이닝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이용자는 1인 전용 공간이다보니 “주변 사람의 눈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트레이닝 동영상도 보면서 운동할 수 있다. 기구를 사용하기 위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며 만족감을 표한다. 

트레이닝 시설이 설치된 방 안에는 직원도 상주하지 않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명이나 공조를 자동으로 관리한다. 대신 방 안에는 사람의 움직임이나 소리,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설치되어 있어,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면 직원이 원격 영상으로 확인하여 고객에게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즉, 비접촉으로 모든 프로세스가 이루어지는 구조이다. 

지난 4~5월 일본 정부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대형 스포츠 클럽에 휴업을 요청하였다. 비록 여름부터 스포츠 클럽이 재가동을 하고 있으나 휴업 당시 스포츠 클럽을 떠난 고객 중 감염 우려로 인하여 재가입하지 않는 고객도 있다. 이들은 코로나 하에서도 안전하게 트레이닝 가능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또한 회식에 쓰는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면서 남는 시간과 금전적 여유를 개인의 건강 관리에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따라, 조금 비싸더라도 밀집되지 않는 장소에서 감염 리스크를 피하면서 운동하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도 ‘뉴 노멀’ 시대를 피해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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