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를 앞둔 우리나라의 난제 중 하나는 '돌봄'이다. 혼자 사는 노인의 정신적 고독감과 자존감 저하로 인한 우울증, 집 안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고나 통증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돌봄 서비스가 요구된다. 

그러나 정부 예산과 돌보미 인력 한계로 실제 돌봄 서비스 혜택을 받는 홀몸어르신은 극히 일부다. 실제로 지난해 만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는 153만3000가구를 기록했지만, 정부의 공공 돌봄 서비스 지원 규모는 해당 가구의 30% 수준이다.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지원사도 2만6401명에 불과하다. 

이에 최근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은 4차 산업 혁명 기술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통신 등이 결합한 AI 로봇·스피커 등을 보급하는 형태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AI스피커 '누구'를 활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가 해당 서비스 시범 적용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인공지능 돌봄이 어르신의 정서 케어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이용 전과 후를 비교하니 행복감과 긍정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 정서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AI스피커 사용 빈도도 조사 대상의 73.6%가 매일, 21.9%가 주 3~4회라고 답할 정도로 이용률이 높았다. 특히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입증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조사 기간에 긴급 SOS를 호출한 건수가 328건이었고 이 중 긴급구조로 이어진 건수는 23건이었다. 

KT도 올해 AI스피커 '기가지니'를 활용한 노인 돌봄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홀몸어르신을 위한 AI 로봇 '다솜이'와 AI 비서 '아바딘' 등을 출시한 원더풀플랫폼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솜이는 음성 인식을 통한 식사 스케줄 관리, 보호자/생활관리사 앱을 통한 복약 시간 설정 및 알림, SOS버튼, 동작감지센서, 노인 말벗 대화 기능 등을 수행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레이다 센서 기반 실시간 낙상감지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벽이나 천장에 레이다 센서를 설치, 공간 내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 파악하고 낙상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무선통신으로 보호자에게 알림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 전문기업 셀바스 AI는 하드웨어 플랫폼 개발 전문기업 하스퍼와 'AIoT 기반 고령화 대응을 위한 스마트 돌봄케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사업 협력 MOU를 맺은 바 있다. 말벗 솔루션을 통한 양방향 정보 제공, 사용자의 안부를 확인하고 생활 반응을 수집하는 기능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자료사진./사진 = 고흥군
고흥군 로봇기반 고령어르신 생활밀착케어서비스./사진 = 고흥군

지자체에서도 ICT 기술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이다. 전남 고흥군은 산업자원부 주관 공모사업에 '고흥군 로봇기반 고령어르신 생활밀착케어서비스'를 선보여 최종 선정됐다. 친숙한 봉제 인형 형태의 로봇인형은 기본적인 의사소통, 버스배차·날씨 등 지역 생활정보를 안내해 준다. 원격으로 치매 예방 수업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일상 불편사항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보호자 등에게 전달하는 기능이 있다.  

이처럼 부족한 노인 돌봄 서비스의 대안으로 ICT 기술이 접목된 스피커, 로봇 등이 떠오르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범단계에 머물러 있고, AI스피커의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한 단순 서비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 홀몸어르신의 경우 신체·정서적 케어가 중요해 ICT 돌봄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보조 역할에 불과해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인구 주택 총 조사'결과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고령 인구는 775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의 15.5% 수준이다. 고령화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0년 25%, 2040년 33.9%로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고령 1인 가구 수는 지난해 153만3000가구에서 2047년 405만1000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 소장은 "노인 인구 증가와 비교해 돌봄 인력이 부족하다"며 "인공지능 돌봄은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양원 행복커넥트 상임이사는 "복지정책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돌보기 위해 대면 리소스를 비대면으로 시도해 본 것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라며 "초반이라 서비스가 단조롭지만 향후 특화 서비스를 늘려갈 것이다. 아직은 인공지능이 돌봄을 100% 만족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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