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 1인 가구 명암 上] 경제적 여유 누리는 5060, "나이 숫자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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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 1인 가구 명암 上] 경제적 여유 누리는 5060, "나이 숫자에 불과"
  • 안유리나 기자
  • 승인 2020.11.17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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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컬쳐파크 토파즈홀에서 만 60세(1959년생) 이상의 시니어 패셔니스타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런웨이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지난해 9월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컬쳐파크 토파즈홀에서 만 60세(1959년생) 이상의 시니어 패셔니스타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런웨이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우리나라의 신중년(50·60세대) 인구는 약 1500만명으로 인구의 29%를 차지한다. 평균 은퇴연령이 50대인 우리나라의 사회구조상 중년층은 사회 일선에서 내려와 은퇴자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100세시대를 맞은 요즘 중년층은 '인생 2막'을 열며, 자기 자신을 가꾸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중장년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러한 성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반대로 갑작스럽게 1인 가구의 삶을 살게 되면서 사회적 단절과 자존감 하락 등으로 정서적으로 위기에 놓이는 중장년층 역시 늘고 있다. 노후 준비 없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소득절벽'을 겪고 생계마저 위협받는 경우다. 신중년이란 빛나는 삶의 이면에는 사회·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중년의 삶 역시 존재한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신중년 1인 가구의 빛과 그림자를 기획시리즈로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나 홀로 사는 이모(55)씨는 최근 천연염색을 즐기고 있다. 천연염색 동아리에 들어가 동아리원들과 주말에 공방에서 강의도 듣고 원단에 실습을 해본다. 평일 저녁에도 여유가 있을 때는 유튜브를 보면서 익히고 있다. 이 씨는 "주말에 수업을 신청하면 가기 전부터 설레는 기분이 든다.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취미생활을 하고 나면 뿌듯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젊은 친구들보다 더 열정적"이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박모(53)씨는 골프에 푹 빠졌다. 한동안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 때문에 미뤄왔던 골프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박 씨는 "조금씩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해서 운동 겸 골프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난 라운딩을 위해 골프용품도 풀셋팅했다"고 말했다. 

#홍보대행사 대표인 김모(57)씨는 최근 모델 학원에 등록했다. 미뤘던 꿈을 향해 한 발짝 도전하기로 맘 먹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오래전부터 꿈꿨던 걸 이제서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지만 더 늦기 전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털어놨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거 '장년'세대였던 5060세대가 '신(新)중년'으로 불리면서 새로운 도전에 열정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나 혼자 사는' 중년 1인 가구의 경우 대개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놓고 '액티브 시니어', '오팔세대'라는 명칭까지 생겨났다. 오팔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다.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또래를 의미하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중년 사이에서의 변화의 바람이 눈에 띄는 이유로 중장년층 1인 가구 증가세를 손꼽았다. 

실제로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포럼에 발표된 이여봉 강남대 교양학부 교수의 '1인 가구의 현황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40~50대 중년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24.4%에서 2016년 32.5%까지 올랐다. 40~50대 1인 가구 규모는 2000년 54만1115명에서 2016년 175만4903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중장년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과거 일에만 몰두했던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과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시니어 세대로 편입, 과거 시니어 세대와 구별되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생 2막을 여는 '신중년'이 늘어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시에서도 중장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2016년 4월 50플러스 재단을 설립하고 지원 정책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50+세대는 인류 최초로 100세 시대를 살게 되는 첫 번째 세대로서 기존과 다른 생애주기의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50+세대는 서울시 전체인구의 23%를 차지하는 가장 큰 규모의 인구집단이지만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정책의 지원대상인 동시에 기존 노인세대와는 달리 사회적 기여가 가능한 새로운 가능성의 세대라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신중년층의 새로운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과거 퇴물로 여겨졌던 중장년층이 새로운 세대층으로 떠오르면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삶의 질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는 시니어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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