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수도 파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2년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통계에 따른다. 홍콩과 스위스 취리히는 파리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순위는 이코노미스트가 전 세계 133계 도시를 대상으로 생활비지수를 비교한 결과다. 생활비지수는 제품과 서비스 비용을 138개 품목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비교 대상으로 지정된 품목에는 식비, 전자제품, 의류, 담배, 주거비용, 여가 비용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활하기 가장 비싼 도시’ 1위에 선정된 파리. 프랑스 언론들은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이번 결과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현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유로 가치가 높아지면서 생활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먼저 생활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주거비용을 살펴보면, 단연 유럽 내에서도 두 번째라면 서러울 만큼 비싸다. 주택 공급자에 비해 수요자가 훨씬 많다 보니 수년간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프랑스 전반적인 경제 악화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파리 집값은 지난 3월부터 꾸준히 내려가 10월 조사결과 0.2%에서 1.1%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파리 집값은 허를 내두르게 한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m2 당 평균 1만 2천 625유로(한화 약 1665만원)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흡연자들에게 관대한 나라다. 국민 4명 중 1명꼴로 흡연자이며 카페나 식당 테라스 혹은 거리 곳곳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은 이곳의 흔한 풍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비흡연 국가 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담뱃값을 인상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담뱃값을 올려 평균 9.3유로하는 가격을 10유로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일부 담배 회사들은 가격을 10유로로 올린 상태다.

사실 파리에 살면서 일상생활에서는 물가가 엄청 높다는 것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특히 장을 볼 때면 한국과 비교해 저렴한 품목이 훨씬 많다고 느낀다. 주식으로 먹는 쌀, 파스타, 고기, 우유, 과일, 야채 등에서 가격 차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요금 역시 한국에서 약정 할인을 받았을 때보다 저렴하게 집안 와이파이와 넉넉한 인터넷을 갖춘 휴대폰을 사용한다.

그렇지만 물가가 정말 비싸다고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 있다. 바로 월세를 지불할 때다. 작은 스튜디오에 살고 있지만, 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1인 가구라면 커플이나 친구와 함께 사는 가구와 비교해 더 작은 집에 살면서도 더 많은 월세를 지불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프랑스인들은 소득의 약 30%를 주거비로 지불한다. 소득이 월세의 3배가 되지 않으면 집주인들은 계약을 꺼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1인 가구가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는 다른 가구에 비해 단연 높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온전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자아와 경제적으로 부담을 더는 것을 선호하는 자아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게 된다. 아직까지 전자의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하지만, 커플 친구들에 비해 큰돈이 매달 나가는 것은 뼈아픈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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